여는 글
피난과 수용 사이에서 - 신지영
I ‘사회’라는 수용소: 재해, 귀환, 피난
재해 속 빈곤의 비/가시화:
아시오광독사건의 환경사회적 재검토 - 김보람
1. ‘피해/민’상의 복원을 위한 하나의 관점
2. 광업정지청원운동과 제1차 광독조사위원회의 대응
3. ‘사회문제화’되는 빈곤과 제2차 광독조사위원회의 대응
4. 공해 사건 속 ‘피해’의 교차성
‘귀환’과 ‘정착’ 사이에서:
해방기 소설 속 전재민 서사를 둘러싼 역학 - 쉬징야
1. ‘귀환’ 뒤에 남은 것들
2. 정착의 ‘조건’과 그 불만: 전재민의 정착과 해방기 민족 담론과의 경합
3. 참을 수 없는 책임의 가벼움: 해방기 전재민 여성에 대한 방관자적 시선
4. 귀환에서 정착으로
박탈 혹은 국가와 사회 사이의 난민 :
전시 ‘가옥 상실’과 ‘가옥 파괴’의 자리에서 - 김예림
1. 전시 생명정치의 장과 난민 됨
2. 소유와 박탈 그리고 전쟁 빈곤 사회
3. 수용소 혹은 가옥을 둘러싼 정책과 그 한계
4. 사회의 파상과 ‘작은 사회적 공공성’에 대한 상상
II 수용소와 피난소의 경계: 질병, 젠더, 자활
격리와 단가:
식민지 타이완의 한센병 환자들 - 호시나 히로노부 / 김보람 옮김
1. 문제의 소재: ‘나단가’란 무엇인가
2. 근대 일본의 나병 인식
3. 식민지 타이완의 나병 정책과 낙생원 설립
4. 나병 환자에 대한 시선과 도주 문제
5. 호조 다미오와 나문학의 유행
6. 문예잡지 《만수과》
7. 시바야마 다케노리와 낙생원 가단
8. 식민지에서 나병을 앓다/나병을 읊다
오무라수용소를 둘러싼 젠더화된 기억 서사:
수용소의 공간, 피난소의 시간 - 조경희
1. 수용소 경험 서사화하기
2. 수용소asylum와 피난소asyl
3. 오무라수용소 피수용자의 일상성
4. 젠더화된 기억 서사
5. 수용소 내 피난소의 시간
1960~1970년대 한센인 정착촌의 형성과 ‘자활’의 한계 - 김아람
1. 정착촌, 수용소와 마
사회라는 수용소,
우리 안의 수용소에 관한 인류학 보고서
식민지 시대에서 코로나 팬데믹까지,
포로수용소에서 공중화장실까지,
한센인에서 이주노동자까지
수용소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전체주의-독재국가의 잔재다. 나치독일의 다하우와 아우슈비츠, 소련의 굴라크, 동아시아 전역에서 악명을 떨친 일본제국의 강제수용소, 한반도 남북의 요덕관리소와 삼청교육대…. 그곳을 향하는 동원열차 속 각국의 불령선인들. 하지만 눈을 조금만 크게 뜨면 엇비슷한 풍경을 2020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각종 감호시설, 폐쇄병동, 외국인보호소, 한센인 마을, 장애인 시설과 노숙인 쉼터. 대개 ‘질서’를 명분으로, 때로는 ‘보호’의 이름으로 존재하는 오늘의 수용소들이다. 여기에 수년간의 팬데믹을 통해 수천만 시민이 공유한 ‘자가격리’ 경험은 모두에게 수용과 격리가 언제든 닥칠 수 있는 현실임을 일깨웠다. 요컨대 수용소는 어디에나 있고, 우리 모두는 언제든 난민이 될 수 있다.
『수용, 격리, 박탈』은 질서나 보호의 이름으로 정당화할 수 없는 ‘사회라는 거대한 수용소’ ‘우리 안의 수용소’에 대한 인류학적 탐구다. 한국·일본·타이완 등지에서 저마다 이 문제를 고민해온 연구자·활동가 17인은 동아시아 각지의 포로수용소에서 한센인 마을까지, 식민지 시대에서 코로나 팬데믹에 이르는 100년의 시공간을 아우르며 세계의 내부로 추방당한 존재들의 진술에 주목한다. 전쟁과 재해에 휘말려, 장애와 질병을 지녔다는 죄목으로, 국적이나 신분을 이유로 수용되고 격리되고 끝끝내 존엄을 박탈당한 이들의 삶은 동아시아 100년사의 가장 어둡고 긴 그림자다. 따라서 그들의 목소리를 채집해 복원하고 탐문하는 작업은 ‘최악의 일은 지나갔다’고 장담할 수 없는 우리의 현재를 수렁에서 한 걸음 밀어내는 동력이자, 적의와 불신으로 바람 잘 날 없는 동아시아 시민사회를 공동체로 연결해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책은 5부 15개 장으로 구성된다. 1부 〈‘사회’라는 수용소: 재해, 귀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