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펴내며
마키아벨리의 정치적 독자들
마키아벨리의 정치적 유산
마키아벨리를 읽는 그람시: 계급투쟁과 헤게모니
마키아벨리를 읽는 알튀세르: 이론적 실천
‘마키아벨리를 읽는 그람시’를 읽는 알튀세르: 이데올로기론
보론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 공화국의 비르투 혹은 갈등 속에서 정치의 역할에 관한 지혜
홉스의 정치적 독자들
홉스의 역설
홉스를 읽는 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 자기보존과 자기부정 사이
홉스를 읽는 슈미트: 자유주의자 홉스?
‘홉스를 읽는 슈미트’를 읽는 스트라우스: 자유주의자 슈미트?
‘홉스를 읽는 슈미트’를 읽는 발리바르와 무페
보론
정치적 상호 독자들로서 슈미트와 벤야민: 예외상태 논쟁
칸트의 정치적 독자들
칸트의 공통감각 개념
칸트를 읽는 아렌트
칸트를 읽는 랑시에르: 감성의 분할과 메텍시스
칸트를 읽는 아도르노: 미메시스와 짜임 관계
참고 문헌
주요 개념어 및 인물
정치적 독해는 언제나 자기 시대의 위기를 조망하기 위한 실천이었다. 정치적 독자들은 서로 다른 역사적 ‘위기’ 상황에서 그 위기의 이론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고전을 독해했다.
정치적 독자들 1: 그람시의 마키아벨리 독해
이론은 당대의 역사적 상황을 반성하는 데서 출발한다. 중요한 것은 ‘어떠한 맥락에서’ 그렇게 상이한 방식으로 정치적 독해를 수행했냐는 것이다. 그람시는 공장평의회 운동의 패배와 파시즘의 집권이라는 역사적 위기, 동시에 맑스주의의 위기에서 마키아벨리를 읽었다. 1921년 파시스트 세력이 이탈리아 전역에 걸쳐 병력 50만 명과 무기를 비축하고 관료들의 지지를 획득한 상황에서 이탈리아 사회당이 여전히 무솔리니와 파시스트의 영향력을 간과할 때, 그람시는 마키아벨리를 읽었다. 1919년부터 1921년까지 격렬히 전개된 토리노 공장평의회 운동에 참여했던 그람시는 ‘이탈리아 노동자 운동은 왜 파시즘에 패배했나?’라는 질문을 던지며, 마키아벨리를 읽었다. 그람시가 보기에 패배는 외부적 조건이 아니라 혁명 세력의 정치력 부족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람시는 정치를 ‘상부구조’에 불과한 것으로, 정치적 지도력의 문제는 부차적인 것으로 인식하는 당대 맑스주의자들에 맞서 정치적 지도 등을 본격적으로 제기하기 위해 마키아벨리의 언어를 필요로 했다.
그람시가 보는 마키아벨리는 사유와 행동, 철학과 정치, 정치와 윤리의 통일성을 주창한 사람이었다. 그람시에게 필요했던 것은 정치적 지도력에 대한 마키아벨리의 직관적 예리함이 가리키는 실천적 귀결들이었다. 따라서 그람시는 마키아벨리 독해에서 ‘헤게모니’(정치의 헤게모니적 요소를 이론화하기 위한 틀을 발견한다.
그람시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는 구체적이고 특수한 개인의 인격이 아니라 군주라는 ‘자리’이며, 따라서 군주는 하나의 이론적 추상물이라고 해석한다. <옥중수고>에서 ‘현대의 군주’라는 모델을 제시할 때 그람시는 ‘군주’를 정치적 정당이라는 집단적 주체로 해석해, ‘군주 개인의 권력 독점’이라는 파시즘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