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판 지은이 서문 8
0.00001 : 사회적으로 거리를 둔 서문 11
0.0001 : 작게 생각하기 15
I. 초객체들, 나르시시즘, 백인 소년들, 고리화, 십 대들, 장난감들, 게임들, 스ㅤㅋㅘㅅ들, 장내 세균 23
II. OOO, 현존재, 바나나들, 현상학, 아동도서들, 우주영화들, 혁명적 하부구조, 미시-모험자들 59
III. 지구촌, 오소재, 우익 판타지들, 금융 자본, 사변적 실재론, 다운로드들, 축복-공포, 롤플레잉 게임들 103
IV. 감산, 초월, 초과, 내파, 특이점, 저월, 탈연결, 룸바들 139
V. 저월, 전체론, 묵시 해체하기, 체계들, 남성백색, 욕망, 비만, 상관주의, 매끄러운 기능, 정신노동, 스캐빈저들 169
0.0002 : 몇 가지 추천 글 & 영상 214
부록 : 새로운 전체론 221
하나의 게임과 두 명의 게이머
『저주체』라는 게임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자. 『저주체』는 어떤 게임일까?
게임이 곧 시작된다. 이번 게임의 참가자는 두 명, 자신들의 장난감을 가지고 공연을 펼칠 두 명의 게이머이다(혹은 두 명이 아닐 수도 있다. 게임에 입장하기 전에, 등장인물 시트를 확인해 보자. 시트 한 장에는 티머시 모턴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시트를 읽어 보면, 이 등장인물의 직업은 철학자이자 생태학자로, “객체지향 존재론”(OOO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등장인물의 이력이 화려한데, 『하이퍼객체』(현실문화, 2024라는 저서에서는 우리가 플라스틱, 방사능 물질, 자본주의, 지각판, 태양계, 지구 온난화 같은, 시간과 공간에 걸쳐 물리적으로 거대한 초객체의 시대에 살고 있음을 피력하며 어둠 속에 숨어있던 초객체들의 은신 기술을 해제했다.(모턴의 저서 Hyperobjects의 한국어판은 『하이퍼객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 『저주체』에서는 ‘초객체’라는 번역어를 사용한다. 『실재론적 마술』(갈무리, 2023이라는 저서에서는 객체들 사이의 인과관계가 두 개의 당구공이 둔탁하게 부딪치는 것만큼 명백하지는 않다며 혼란을 퍼뜨렸다. 심지어 『어두운 생태학』(갈무리, 근간에서는 풀 수 없는 생태학적 수수께끼를 선보이며 마술을 건다. 『저주체』에서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줄지 기대되는 게이머 중 한 명이다.
다른 한 장의 등장인물 시트에는 도미닉 보이어라고 적혀 있다. 직업은 작가, 미디어 제작자, 인류학자이다. 등장인물 소개에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인간과학 분야의 에너지 및 환경 연구 센터’에서 창립 디렉터로 활동했으며, 남부 멕시코에서의 풍력 발전 정치에 관한 저서를 출간했다고 적혀 있다. 또한, 이 등장인물은 씨민 하우와 함께 기후 변화로 사라진 아이슬란드의 첫 번째 주요 빙하(오케이에 관한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다큐멘터리 영화 <낫 오케이[안 괜찮아]: 세계 끝의 작은 빙하에 관한 작은 영화>(Not Ok: a little movie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