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보기

도서명 조선과 서양의 풍속화, 시대의 거울
저자 장혜숙
출판사 동연출판사
출판일 2024-06-15
정가 30,000원
ISBN 9788964479865
수량
머리 글

Part 1 회사繪事에 속하는 일이면 모두 홍도에게

김홍도 <길쌈>, 빈센트 반 고흐 <실 잣는 사람>
김홍도 <우물가>, 유진 드 블라스 <연애/추파>
김홍도 <행상>, 아드리안 반 드 벤느 <두 행상>
김홍도 <활쏘기>, 프레더릭 레이턴 경 <명중>
한국의 풍속화 - 우리 역사의 사진첩

Part 2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김홍도 <논갈이>, 레옹 오귀스탱 레르미트 <쟁기질>
김홍도 <벼타작>, 랄프 헤들리 <타작마당>
강희언 <석공공석도>, 존 브렛 <돌 깨는 사람>
작가 알기 - 강희언, 김홍도
장르와 장르 회화

Part 3 주인공이 되지 못했던 사람을 그림의 주인공으로

윤두서 <채애도>, 카미유 피사로 <허브 줍기>
윤덕희 <공기놀이>, 장시메옹 샤르댕 <너클본 게임>
윤덕희 <독서하는 여인>, 프라고나르 <책 읽는 소녀>
윤용 <협롱채춘>, 쥘 브르통 <종달새의 노래>
작가 알기 - 윤두서, 윤덕희, 윤용

Part 4 나 자신을 관조觀照하는 집

조영석 <말 징 박기>, 테오도르 제리코 <플랑드르 장제사>
조영석 <바느질>, 아돌프 아츠 <코트베익 고아원에서>
조영석 <이 잡는 노승>, 바톨로메 무리요 <거지 소년>
조영석 <우유 짜기>, 제라드 터 보르히 <헛간에서 우유 짜는 소녀>
작가 알기 - 조영석, 김득신

Part 5 5대에 걸쳐 20여 명의 화가를 배출한 개성김씨

김득신 <귀시도>, 구스타프 쿠르베 <플라기의 농민들>
김득신 <대장간>, 프란시스코 고야 <대장간>
김득신 <밀희투전>, 폴 세잔 <카드게임 하는 사람들>
신한평 <자모육아>, 장바티스트 그뢰즈 <조용!>
작가 알기 - 신한평, 신윤복

Part 6 광통교를 배회하던 방랑아

신윤복 <쌍검대무>, 장레옹 제롬 <전무戰舞>
신윤복 <월하정인>, 앙리 루소 <카니발 저녁>
신윤복 <유곽쟁웅>, 얀 스테인 <와인은 조롱거리다>
신윤복 <청금상련>, 제임스 티쏘 <파티 카레>
“과거와 현재, 미래의 고리 속에서 읽는 그림의 이야기”

잊힌 옛이야기들, 한국전쟁 후까지도 남아 있던 우리 삶의 모습들을 소환했습니다. 눈으로 본 사람이 전하지 않으면 그 모습이 파묻힐 것 같은 안타까움이 큽니다. 물론 저는 조선 시대에는 살지 않았지요. 다만 조선의 풍습이 남아 있던 시대에 유년기를 보냈습니다. 할아버지가 나뭇개비를 황이 담긴 그릇에 콕콕 찍어내며 성냥을 만드실 때 옆에 앉아 황 냄새를 맡았습니다. 다섯 살 무렵에 할머니는 저 시집갈 때 가져가라고 길쌈한 실꾸리와 천을 남겨주셨습니다. 어릴 적 남자아이들은 소에게 꼴을 먹이려 소 끌고 풀밭을 옮겨 다녔습니다. 여자 친구들은 바구니 들고 나물 캐러 다녔습니다. 조선 풍속화의 여러 장면이 수백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마치 나의 옛 사진처럼 다가왔습니다.
서양의 옛 풍속에는 깜깜합니다. ‘사람 사는 모습이 뭐 그리 다를까?’ 하는 생각으로 서양인들의 풍속화를 찾아봤습니다. 조선과 비슷한 그림이 많아서 ‘그렇지, 사람들은 다 이렇게 사는 거지’ 하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아니,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가 있나?’ 하며 고개를 가로저으며 조선과 서양의 풍속화를 살펴보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유년의 기억을 징검다리 삼아 조선 시대로 건너가 봤습니다. 보폭을 넓혀 그 시대의 서양까지 돌아봤습니다. 과거는 과거 시대의 현재였고, 현재는 과거의 미래였습니다. 현재는 미래의 과거가 될 것입니다. 미래는 미래 시대의 현재가 될 것입니다. 그러한 연결고리 속에서 서로 다른 시대에 대한 낯섦과 익숙함을 살펴봤습니다
- <머리글> 중에서

책 속에서

우물가는 조선 여인들에게 일종의 해방구 역할을 했다. 여인들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곳, 어쩌다 남자 구경도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우물가였다. 빨래터도 여인들에게 자유로운 장소였다. 부분이나마 몸을 드러내고 시원하게 씻을 수 있는 곳이 빨래터였다. 때문에 남자들은 오히려 여인들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훔쳐보는 것으로 만족할 뿐이었다. 우물가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