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닦아 주는 양말 도깨비 탄생!
옛이야기에 나오는 도깨비는 장난스러우면서도 인간을 골탕 먹이고 어리숙하면서도 신비한 존재이다. 그런데 악의가 없으며 인간에게 궁금증을 갖는 반전 매력을 지닌다. 지금의 도깨비는 우리 일상에 나타나 어려운 일은 돕는 친구로 그려진다. 그런데 『귤 양말이 사라졌어』 속 도깨비 루이는 기존의 신비함을 가지면서도 살갑고 특별함을 지니고 있다. 눈물 나라에 사는 도깨비들은 인간의 눈물로 가득 찬 호수에서 태어나 소금을 먹고 자라난다. 그리고 슬픔이 머리끝까지 차올라 바닥에 고인 인간들의 눈물을 닦으러 조용히 인간 세상에 찾아온다.
양말로 꾹꾹 눈물을 닦아
찰랑찰랑 눈물 호수를 채우지
눈물 호수에서 태어난 눈물 도깨비
눈물이 넘치는 곳에는 우리가 있지
눈물을 닦는 눈물 도깨비.-66쪽
모두가 잠든 늦은 밤, 도깨비는 인간의 양말을 신고 발힘을 이용해 고인 눈물을 꾹꾹 눌러 담아 가져간다. 그 양말로 옷을 만들어 입고, 집을 꾸미는 데 쓴다. 이 작품을 읽고 나면 알뜰살뜰하면서도 귀여운 눈물 도깨비들의 행동에 미소 짓게 되고, 신비한 눈물 나라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그리고 크리스마스이브에 산타클로스를 기다리는 것처럼, 우리가 슬픔에 빠져 허깨비가 되지 않도록 한밤중 몰래 깜짝 방문하는 사랑스러운 눈물 도깨비를 기다리게 될 것이다.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상상의 힘
세탁기만 스치면 양말이 사라지는 경험, 한번쯤 겪어 보았을 일이다. 구석진 곳에서 먼지로 뒤엉킨 양말을 발견하기도 하지만 끝내 찾지 못할 때도 있다. 황지영 작가는 어느 날 자꾸 사라지는 양말을 보며 ‘도깨비가 다녀갔나?’ 하는 상상을 했다. 양말과 도깨비가 이야기의 화소가 되어 눈물 나라를 배경으로 삼고, 등장인물의 이야기를 더한 동화가 『귤 양말이 사라졌어』이다. 작가가 보여 준 멋진 이야기를 통해 상상은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의 작은 일화에서 시작된다는 걸 알 수 있다. 그에 더해 이주희 화가의 그림은 도깨비 나라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