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워터프루프북 출간!
책과 함께 여름을 보내는 특별한 순간,
워터프루프북과 인문잡지 《한편》의 만남
『스크롤을 멈추면』을 보내는
편집자의 편지
어느덧 올해의 절반이 지났습니다. 봄부터 이어진 여러 일을 갈무리한 후 주위를 돌아보니 여름휴가 이야기가 조금씩 들려오네요. 아직은 별 계획이 없다는 쪽이 다수이지만 ‘아직은’이라는 단서에서 ‘그래도 가긴 해야지.’ 하는 희미한 의지가 느껴집니다. 그래요, 바쁠수록 쉬어야지요. 틈이 없는 때일수록 틈을 내야 합니다.
여러분의 상반기는 어땠나요? 저는 한편으로는 어느 때보다 앞날을 가늠하기 어려운 현실 소식에 혼란해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도파민 중독용 숏폼 콘텐츠와 정보값 ‘0’의 바닥을 뚫고 내려가는 노이즈 정보, 플랫폼이 한 차례 걸러내 겉보기에 멀쩡한 온갖 이미지와 영상의 홍수 속에서 사지를 허우적댔어요.
팬데믹이 휩쓸고 간 지구촌 세상, 엄지로 쉭-쉭 넘겨 본 스크린 속 세상살이는 이전보다 훨씬 선명하고 멀끔한데, 동시에 이상하리만큼 과장된 느낌을 줍니다. 이것이 진짜인가? 모두 이렇게 제대로(혹은 미쳐서 살고 있단 말인가? 눈을 슥 비비고 진짜 사람이 있는 곳에 가 보면 들리는 이야기는 거칠고 침울합니다. 전쟁이 일어났고, 고꾸라진 경제가 언제 좋아질는지 알 수 없고, 아픈 이들은 온몸을 던져 무언가 잘못됐다고 외칩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정을 나누고 머리를 맞댈 창구는 좁아지고 있습니다.
올해의 워터프루프북은 인문잡지 《한편》의 글을 두 개의 테마로 묶어 준비했습니다. 이 책은 ‘스크롤을 멈추면’ 드러나는 가상 이미지의 허약함과 강력함을 생각해 볼 여섯 편의 글로 채워 보았어요. ‘내가 되는 연습’과 함께 탐구할 스마트폰 세계의 이야기들이에요.
하미나 작가의 「곧바로 응답하지 않기」는 카카오톡, 이메일, 문자, 소셜 미디어의 알람을 끄고 단 몇 시간이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견뎌 보자고 제안합니다. 공격적으로 쏟아지는 외부의 이미지와 메시지에서 거리를 두면 화려함에 가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