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되는 연습』을 보내는
편집자의 편지
여름이에요. 덥고 습한 여름. 가벼운 옷차림으로 다닐 수 있는 여름. 나무가 우거지고 물비린내가 나는 여름. 하루에 두 번 샤워를 하는 여름. 합법적으로 휴가를 떠날 수 있는 여름. 올여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궁금합니다.
두 손 가볍게 보내고 싶은 여름에 한 권의 책을 읽는다면, 그건 나를 위한 책이어야 좋겠어요. 욕조에서도 해변에서도 읽을 수 있는 워터프루프북에 올해는 내가 되는 연습을 하는 이야기들을 띄웁니다. 한 해의 절반이 지나 한번 쉬어가는 여름을 맞아서요.
내가 되는 연습이란 뭘까요? 저는 『데미안』을 생각합니다. 나 자신으로부터 사는 게 왜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자문하는 첫 구절을요. 수많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는 이 넓은 세계 속에서 내가 누구인지 알아 가는 일은 간단하지가 않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 뭘 해야 하는지를 알아내기란 더욱 어렵습니다. 안다고 생각했지만 내 욕망에 내가 충격받고, 솔직해지려고 마음먹자 눈물이 솟아나고…… 인생은 실전이라고 하지만, 나로 살아가기 위해 연습하는 일은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아요. 그래서 이 어렵고 또 중요한 연습을 인상적으로 수행한 사람들을 찾아봤어요. 안담, 일움, 김민주, 김종은, 김혜림, 영이 여섯 사람의 내가 되는 연습은 물론 서로 다른데, 치밀하고 진실해서 귀감이 됩니다.
작가 안담의 「작가-친구-연습」은 글방에서 배운 것을 회고합니다. 지금 활발하게 활동하는 1990년대생 여성 작가들이 다녔던 어딘글방에서는 작가가 되는 법만이 아니라 작가의 친구가 되는 법까지 가르쳤대요. 친구가 나보다 글을 잘 쓸 때를 견디고, 나에 관해 내 생각과 다르게 묘사해도 받아들이는 연습이요.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청소년 활동가 일움의 「외모 통증 생존기」는 외모 고민이 나에게 통증을 준다고 표현합니다. 외모가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외모 문제가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요. 특히 여성 청소년에게는 또래들의 시선과 어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