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치유할 선물일지, 악마의 검은 속삭임일지
가치 판단을 내릴 틈도 없다!
“책장을 넘기는 순간 가면은 이미 손안에”
작가라면 누구나 도달하고픈 지점이 있다. 작품 내적 상황이 등장인물을 강하게 유혹하고, 그리하여 완성된 작품이 독자를 거침없이 끌어당기는 것. 바로 유혹의 이중주다. 그 지점에 도달하려면 평면적인 등장인물로는 어림도 없다. 누군가는 욕망에 무릎을 꿇어야 하고, 누군가는 그로 인한 파국을 맞아야 한다. 또한 욕망의 위협에 맞서는 캐릭터도 필요하다. 조규미 작가는 『가면생활자』에서 이 어려운 일을 해냈다. 멋진 작품을 청소년들에게 소개하고, 함께 읽을 생각을 하니 가슴이 벅차다. 나를 치유할 선물일지, 악마의 속삭임일지, 가치 판단을 내릴 틈도 없다. 책을 펼치는 순간 가면은 이미 독자의 손에 놓여 있다. 책장을 넘기는 당신은 이미……. “가면생활자입니다.”
_최영희 소설가(제1회 한낙원과학소설상·2016 SF어워드 우수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