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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나의 첫 시나리오 : 불쌍한 우리 아기, 대전일기 (양장
저자 정서경
출판사 돌고래
출판일 2024-06-27
정가 25,000원
ISBN 9791198380982
수량
_ 용어 해설 5
_ 들어가는 말 9
_ 불쌍한 우리 아기 19
_ 잇는 말 168
_ 대전 일기 171
_ 맺는 말 310
“마침내 시나리오를 완성했을 때……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이게 나구나. 어둡고 쭈글쭈글하지만 이게 나였어. 마치 엑스레이 같잖아. 이걸 쓰지 않았다면 내가 이렇게 생겼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 너무 많은 사람의 도움으로 시나리오를 썼다. 아버지와 내 친구와 선생님과 맞은편 빌라에 사는 무당과…… 그리고 내 아기의 영혼. 진실함이 무엇인지 그렇게 알고 싶었는데 이제야 알게 된 것 같았다. 진실함은 자기 자신이다. 불필요한 것들을 모두 걷어내고, 똑바로 바라본 자신의 얼굴.” (「들어가는 말」 중에서

정서경 작가가 2001년에 완성한 시나리오 <불쌍한 우리 아기>는 어린이책 출판사에서 사무보조로 일하는 은희와 은희 어머니의 관계를 다룬 이야기다. 통속적이면서도 모호하고, 불편하지만 강렬한 모녀관계는 은희의 일과 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1990년대~2000년대 초반의 분위기를 풍기는 어린이책 출판사 사무실의 분위기가 기괴한 전래동화 같은 전체 이야기와 결합해 묘한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거칠고 원형적인(무의식적인 몰입감을 선사하는 이야기 속에 정서경 작가 특유의 재치 넘치는 디테일들이 포진하고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겨울날 할머니가 화로 앞에서 들려주는 옛이야기 같기도 하고, 크리스마스 시즌의 동화 같기도 한 이 이야기는 여러 번 읽을수록, 마지막까지도 수수께끼 같은 긴 여운을 남긴다.

비슷한 시기에 쓰인 <대전 일기> 역시 1990년대 분위기를 가득 담고 있는 작품으로, 대학생 혜신의 가족과 친구 등에게 느끼는 감정을 다룬다. 방학과 대전이라는 한정된 시공간 안에서 가장 일상적이고 평범한 이야기가 장르의 규칙을 따르는 듯 따르지 않으면서 으스스하고 귀엽게 그려진다. 일상적이고 평온한 분위기 속에 중간 중간 깜짝 깜짝 놀랄 만한 장면들이 숨어 있어 길지 않은 분량임에도 독자들은 풍부하고 완결성 높은 이야기 속으로 여행을 다녀온 기분을 느끼게 된다. 무언가가 끝내 밝혀지는, 미스터리 장르의 특징을 담고 있는 이 작품의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