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시대,
철학으로 길을 찾다
기술은 어떻게 인간의 자유를 확장하는가?
기술을 왜 ‘철학 속에서’ 재정립해야 하는가?
기술이 우리 시대의 화두다. 기술은 우리에게 안락함을 주고, 미래를 열어 준다. 하지만 기술의 놀라운 발전이 안겨 줄 절망 또한 간과할 수 없다. 만약 AI가 일반화되어 인간을 지배하거나 대체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우리는 얼른 ‘인간다움’에 대한 논의, 인간과 기술의 근본적인 차이에 대한 성찰을 시작해야 한다는 초조함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기술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는 대신, 오히려 기술의 진정한 의미와 기능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기술이 인간의 행복 추구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고려해야 할 때이다. 『카시러의 기술철학 읽기』는 에른스트 카시러의 논문 중 국내에 처음으로 번역 소개되는 「형식과 기술」(Form und Technik, 1930과 이에 대한 옮긴이의 해설을 묶은 것으로, 카시러의 ‘상징적 형식의 철학’의 전반적인 이해와 당시의 기술철학 담론에 대한 설명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기술의 기능과 본질을 구별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오류들을 재고할 수 있다.
기술을 둘러싼 오해와 두려움
―기술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현재 우리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기술의 ‘작용’, 즉 ‘기술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한 것이다. 기술은 어떤 식으로든 작용하기 마련이지만 그 작용력이 너무나 커져 인류 전체의 생존을 위협할 정도가 됐다. 인간이 일정한 기능을 위해 기술을 제작했다 해도, 제작된 기술은 인간의 의도를 뛰어넘어 새로운 기능을 떠맡는다. 이처럼 기술의 기능은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인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기술에 대한 논의는 ‘기술’에 대한 기능주의적 정의에 기초하고 있다. 기능주의적 정의란 기술을 그것의 기능으로 정의하는 것이다. 그러나 쓸모는 특정한 시공간에서 수행한 결과에 대한 평가로 한정되기 때문에 다른 시공간에서의 가능성은 자연히 배제된다. 그렇다면, 기술이 현재 보여 주는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