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북도 정주 출신으로, 빠르게 돌아가는 경성에서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던 백석 앞에 운명처럼 나타난 허준 그리고 신현중. 셋은 조선일보 교정부에 함께 근무하며 빠르게 가까워진다. 글과 문학을 사랑한다는 점과 친일이라는 시대의 소용돌이에 휩쓸리지 않겠다는 마음이 같았던 셋은 스스로 ‘광화문 삼인방’이라 부르며 우정을 쌓아간다. 광화문을 밀어버린 자리에 떡하니 자리 잡은 조선총독부가 무너지는 날 축배를 들자는 약속과 함께.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손쓸 틈도 없이 빠르게 나빠지는 시대 상황과 그들 사이에 피어난 사소한 오해가 얽히며 광화문 삼인방은 결국 흩어지게 된다. 과연 셋은 지난날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이 책은 광화문 일대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낸 세 사람의 일화를 토대로 한 작품이다. 긴장감 넘치는 사건과 이를 뒷받침하는 섬세한 배경 묘사가 돋보이는 책으로, 당시 조선인들의 생활상과 암울한 시대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뿐만 아니라 중간중간 인용된 백석의 시와 집필 배경까지도 담아내며 백석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에도 유용한 작품이다.
“많은 책과 논문, 기사를 확인했으며 최대한 사실에 가깝게 쓰려고 노력했다”는 저자의 말처럼 소설임에도 사실과 다른 부분에는 각주로 설명을 더했다. 작품의 배경에 녹아있는 소소한 광고 문구나 조연 인물들도 대부분 사실에 기반했다. 실제 종로 거리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기에, 소설을 읽으며 백석과 친구들이 거닐었던 길이나 장소_이문 설렁탕, 보신각 공원, 황궁우, 정동제일교회 등_를 직접 돌아보는 것도 이 책을 즐기는 방법이 될 것이다.
낯선 도시에서 찾은 백석의 새로운 마음의 고향, 허준과 신현중
광화문 삼인방의 탄생
“은밀한 비밀을 공유한 셋은 똑같은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따뜻한 위로를 느꼈다. 경성이라는 낯선 도시에 떨어진 백석이 고향에서 느꼈던 따뜻함을 다시금 느낀 것이다.” -본문 중에서
모던 보이라 이름난 백석은 실은 평안도 정주 출신이다. 바쁘게 돌아가는 타지에서의 삶에 쉬이 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