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에서 0점은 러브라는 게 마음에 들어
정말 멋지지 않니?”
더 높은 꿈을 향해 스매싱을 날리는
테니스 유망주의 랠리가 시작된다!
‘즐거운 오후’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브 스타이자 테니스 선수인 ‘오후’. 하지만 딸을 자기 소유물처럼 여기는 ‘오 여사’(엄마와 채널을 통해 자신을 지켜보는 수많은 사람의 시선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고 느낀 오후는 진짜 ‘나’를 잃어 가는 기분이다. 그런 오후를 자꾸만 신경 쓰이게 하는 인물이 하나 있다. 청소년 남자부 랭킹 1위인 ‘시진’. 하지만 어려운 가정 환경 탓에 시진은 누군가의 후원 없이는 국제 대회조차 나갈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곤란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모든 대회에서 승리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한 테니스 선수가 되는 것뿐. 목표를 향해 달려가느라 시진은 얼굴에서 표정을 드러낼 여유조차 없다.
백미러 속 시진의 얼굴은 학교에서 보던 예의 그 무표정이었다. ‘넌 기본을 아예 모르는구나.’ 시진은 시야에서 사라졌지만, 그 말은 오후의 귓가에 따라붙었다. 핸드폰을 열어 검색하니 ‘사물이나 현상, 이론, 시설 따위를 이루는 바탕’이라고 나왔다. 무언가의 바탕이라고? (…… 오 여사가 나의 바탕일까? (17~18쪽
그렇게 오직 시진만 바라보느라 자기 마음을 몰라주는 오후 때문에 ‘미르’는 오늘도 가슴이 답답하다. 오후를 오랫동안 지켜보며 응원해 온 팬이자, 자신의 최애를 만나기 위해 호주에서 한국으로 전학 온 미르는 오후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라도 훌륭한 테니스 선수가 되고 싶다. 오직 단 한 사람의 응원을 받기 위해서. 하지만 이토록 테니스에 열심인 이유가 정말 오후 때문인지, 아니면 어느새 테니스에 진심이 된 것인지 자신의 마음이 궁금하다.
코트 선을 넘으면 아웃, 넘지 않으면 인!
모든 경기에서 승리할 수 없지만
이 순간, 혼자만의 랠리가 아니라는 것만으로
모두의 오후는 행복하다
슬럼프에 빠져 괴로운 나날을 보내는 오후이지만, 그 곁에는 열일곱 살의 행운 같은 친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