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곧 망할 나라’에서 그 나라를 분석한다는 것
서론∥‘한국적 삶’을 탐구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며
1장 아무도 만족하지 않는 ‘한국 민주주의’
: 한국 민주주의, 철학적 기반이 없어 문제일까?
2장 한국의 근대는 일본과 미국의 짜깁기?
: 배트를 던져버리는 한국 야구 선수들이 보여주는 것
3장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한국의 정체성은 없다?
: 〈킹덤〉 이후에 새롭게 오게 될 것들
4장 그 ‘게으른 조선인’이 어떻게 현대 한국인의 조상일까?
: ‘한말 외국인 기록’의 재인식
5장 한국은 하나의 상식이다
: 성리학의 나라에서 상식의 나라로
6장 한국을 역사의 주인공으로 만들기 위한 민족 피해자 서사
: 한일 관계에서 전근대사와 근현대사는 어떻게 만나게 되는가
7장 군자와 주인, 윤리적 개인이 되는 다른 방법
: 동아시아와 유럽의 갈림길을 탐색하다
8장 불평등이 상식을 해체할까?
: 강시가 입은 청나라 관복의 비밀
9장 결코 제국이 될 수 없는 한국?
: 저출생으로 사라질 나라일까, 새로운 역사적 흐름을 만들어낼까
결미∥‘상식삼분지계’를 제안한다
감사의 말
참고자료
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라에서
이제껏 없던 새로운 논의를 펼치다
쉬지 않고 울려댔다. ‘망국’이란 이름의 요란한 꽹과리 이야기이다. 한국 사회는 이래서 망하고, 저래서 망하고, 그래서 종내 망할 것이라는 주장이 사방에서 왁왁 쏟아져나왔다. 숱한 망국론의 터널을 지나쳐 오는 동안 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라에 살고 있다는 심상이 우리 안에 자리 잡았다. 질타와 훈계는 세트로 따라왔고 날이 갈수록 강도가 높아졌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대다수는 내 나라의 망국에 무언가 특별히 기여했다는 혐의가 없는데도 ‘결혼하지 않는다’고,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개인의 미래와 나라의 미래를 포개지 않는다’고 공범 신세가 되었다. 그러니 무력하다.
여기, ‘곧 망할 나라’에서 그 나라를 분석한다는 것의 의미를 진득히 해득하는 책이 출간되었다. 망국론을 습관적으로 읊조리기에 앞서, ‘한국이란 무엇인가’란 질문부터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실제로 그 과업을 완수해낸 《상식의 독재》이다. 20대에는 한국 사회의 청년세대 문제, 미디어 문제, 현실정치에 관한 글을 써왔고 30대엔 여론조사기관과 선거 컨설턴트 업체에서 일하며 홀로 또 함께 우리 사회의 좌표를 찾는 일에 매진해온 논객 한윤형이 갓 벼린 칼날 같은 단독 저서로 7년 만에 돌아왔다. 여전히 꽹과리 소리만 울릴 뿐 아무도 문제에 대처하지 않아 진정한 망국이 실현될 판인 지금, 그간 아무도 보지 않고 보려 하지도 않았던 한국의 특수성을 파헤친 작업물을 들고 독자 앞에 섰다. 그리고 ‘대충 만들어져서 분석할 거리도 없는 나라’라는 기존 인식 체계에 정면으로 대항한다. 한국만의 고유한 성질은 존재하는 까닭이다.
두터운 탐구 여정을 앞에 두고, 저자는 ‘상식의 독재’라는 개념을 제안한다. 한국 사회에서 말하는 ‘상식’이란 무엇이며, 그것은 어쩌다 ‘독재자’의 위치를 점하게 되었는지 진단한다. ‘한국적 삶’이란 무언지 규명할 가치조차 인정받지 못했던 지난 기나긴 세월에 보내는 대서사시이자 엑소시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