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다 갔다, 오르고 내리며 그네가 보여 주는 새로운 풍경들,
그네로부터 소환된 위로와 즐거움, 힐링의 시간에 대하여
놀이터의 삼총사로, 어린아이와 어른 할 것 없이 모두의 일상에, 추억 속에 으레 등장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네입니다.
다리를 쭉 펴고 다시 오므리는 반동이 반복되는 동안, 그네는 어느 새 하늘에 가까이 닿을 듯 매번 다른 바운더리를 가지고 새로운 풍경을 보여 줍니다. 저만치 올랐다 있던 자리로 내려올 때 느껴지는 바람의 촉감과 공기의 움직임은 계절에 따라, 그날 그날의 날씨에 따라, 심지어는 마음의 온도에 따라서도 다른 심상을 안겨 주지요.
매일 다른 무게, 높고 낮은 소리와 수만 가지 표정, 마음의 명암이 그네 위에서 진자 운동을 시작합니다. 그네의 줄을 꼭 붙들고 가만히 중심을 잡고 있기만 하면 말이에요.
『이제, 날아오르자』는 묵묵히 한 자리에서 추억과 위로를 선물해 온 그네와, 그네처럼 살아 온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시와 같은 그림책입니다. 날아오르고픈 이들의 소망을 가득 받아 안고 기꺼이 자리를 내어 주는 마음은 가식 없이 포근하지요. 그네가 오래 되어 낡고 쓰임을 다한 순간, 우리가 그네로부터 누려 온 힐링의 시간들을 되돌려 전할 수 있을까요? 『이제, 날아오르자』에는 모두의 가슴 한구석을 메우고 있는 그늘을 떨치고 훨훨 날아오르길 응원하는 다정한 시선이 어려 있습니다.
“…… 수많은 몸무게를 견디며 하늘을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는 나무 그네를
바라보면서 그네를 타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맨발로 뛰놀던 저녁, 무거워진 내 마음은 그네를 타던 순간
하늘로 날아 갈 것처럼 가벼워졌습니다.
언제나 그 자리에서 기다리던 그네는
혼자여도, 둘이어도, 무거워도, 맨발이어도
높이 날아도, 낮게 날아도 지친 우리를 늘 위로해 주었습니다…….”
- 허정윤 작가의 작가 노트 중에서
서로를 응원하고 지탱하는 마음으로 언제든 날아오를 수 있다는 희망의 시
태풍이 지나간 자리, 그네가 부러질 듯 말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