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
시간이 변해도 마음 곁에 영원히 흐를 이야기
김문경의 「시간 속의 너에게」는 폐허가 된 지구, 오염을 정화하는 일을 위해 만들어진 아이 혜성의 이야기다. 기계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가해지는 수많은 차별 속에서 홀로였던 혜성은 친구 은하를 만나며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간다. 손을 맞대고 미래를 꿈꾸던 날도 잠시, 은하가 프록시마 행성으로 떠나며 멀어진 시간 속에서도 끝내 서로와의 약속을 지킨 혜성과 은하.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마음과 함께 인간의 정체성과 그에 따른 차별, 부여된 임무라는 한계를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꾸려 나가는 청소년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서로에게 삶의 이유가 되어 준 깊은 우정과 시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마음에 대한 이야기는 수상 작가의 신작 「영원이 손을 내밀 때」에서도 이어진다. 삶의 무의미함을 느끼던 소년은 영혼의 모습으로 천 년간 다른 차원을 떠돈 은조를 통해 삶의 목표를 찾게 되고, 은조의 꿈을 이루어 주기 위해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내준다.
“우리가 그대로 있고 싶어도 시간은 모든 것을 변하게 합니다. (… 그렇지만 단 하나, 누군가와 함께했던 기억만은 시간의 손길이 닿지 않습니다. 함께하지 못해도 마음을 나누었던 기억은 가슴 한편에 새겨집니다.” _김문경, 대상 수상 소감 중에서
정체성의 경계에 선, 필요에 따라 가려지는 존재들을
시간과 공간을 넘어 힘껏 끌어안기 위하여
정교영의 「스테고사우루스병」은 등에 뿔이 자라는 아이와 그 뿔을 거친 사포로 갈아 주는 엄마의 모습으로 시작부터 독자를 강렬히 사로잡는다. 소연은 자신과 똑같은 뿔을 달고 지구에 나타난 외계인 P를 보며 자신이 뿔을 가진 이유를 알게 되고 자신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혼란에 빠진다. 다르다는 이유로 약점이 될 수 있기에 꽁꽁 숨겨야 했던 뿔을 마침내는 긍정하고 그것이 자신의 힘이 되는 전복적 상황을 그린 작가는 누구나 가지고 있을 뿔을 힘껏 끌어안는다.
이새벽의 「영의 자리」는 SF의 유구한 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