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생명력을 지닌 턴테이블
그 143년 여의 역사
에디슨이 포노그래프를 발명한 1877년부터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잘츠부르크 부활절 축제에서 소니와 함께 CD를 세상에 천명한 1981년까지 턴테이블은 물리 음악 매체의 지배자였다. 이후 CD에 권력을 이양한 턴테이블은 강인하게 살아남아 2020년에 LP가 CD 판매량을 앞지르면서 왕위를 되찾는 데 성공했다. 오늘날 턴테이블은 물성을 만끽하며 음악을 감상하는 아날로그 문화의 대명사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영상 부문에서 필름, VHS, LD, DVD 등 수많은 매체가 절멸한 것을 감안할 때 이는 놀라운 일이다. 저자 기디언 슈워츠는 이런 현상을 ‘턴테이블 르네상스’라고 부른다.
이 책은 턴테이블의 탄생부터 현대까지 변천사를 다루며 오늘날 턴테이블의 부활이 끊임없는 혁신의 결과라고 말한다. 1970년대 후반에 턴테이블 기술은 전례 없는 완성도로 절정에 달했고, 흔히 CD의 성장과 LP의 패배로 규정되는 1980~1990년대에 턴테이블 기술과 디자인은 더욱 진화했다. 많은 사람이 20세기 초에 마차가 자동차로 대체된 것처럼 턴테이블 또한 사멸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놀랍게도 턴테이블 산업은 현재까지 살아남아 전통적인 브랜드와 새로운 인재가 활약하는 풍성한 시기를 맞이했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어 가는 시대에 이처럼 턴테이블은 아날로그 르네상스의 견인차 역할을 하며 더욱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장인의 엔지니어링과 산업 디자인의 정수를 담고 있는 이 음악 매체의 역사는 그 자체로 독자에게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것들의 가치와 손으로 느끼는 물성의 생명력을 일깨운다.
힙합 탄생의 기틀을 마련하고 미술관에 전시되다
이 책은 전기식 포노그래프가 등장하기 이전인 어쿠스틱 시대(1857~1919와 20세기 중반까지의 초기 전기 시대(1920~1949를 지나 LP가 대중화된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10년 단위로 기술적, 디자인적, 문화적인 측면에서 턴테이블을 조명한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