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주로 어떤 책들을 보시나요? 언제, 어디서, 또 어떤 상황에서 그 책들을 보게 되시나요? 저는 다양한 분야와 장르의 책들을 여기저기 쟁여두고 상황이나 기분에 따라 손이 가는 책을 읽곤 합니다. 마음이 힘들 때는 나를 다독여주는 힐링서, 지적 욕구가 하늘을 찌를 때는 나를 똑똑하게 만들어 줄 거라 믿는 교양서, 아무 생각 없이 그저 키득거리며 웃고 싶을 때는 유일 불변 나의 최애 만화책, 고단한 현실을 벗어나 머나 먼 세계로 줄행랑치고 싶을 때는 순간적 시공간 이동이 가능한 판타지 소설을. 이처럼 다양한 가짓수로 잘 차려낸 뷔페에서 구미에 맞게 요리를 골라 먹듯 그때그때 하나씩 책장에서 꺼내어, 때로는 잘근잘근 씹어가며, 때로는 후루룩 흡입하며, 때로는 찬찬히 음미하며 읽어 봅니다. 아이들도 어쩌면 때에 따른 기분이나 상황에 맞춰 읽고 싶은 이야기가 달라지지 않을까요?
학교에서 돌아와 아무도 없는 빈집에서 갑자기 외로움이 몰려든 다면 외로운 어린 도마뱀과 함께 여행을 떠나보고요(<사막에서 장미를 만난다면>, 엄마에게 화가 나 내 감정을 어찌해야 할지 모를 때는 어린 초희의 마음속 소용돌이를 찬찬히 들여다보아요(<잔디맨>.
너무 따분하고 지루해 하품이 그치지 않는 날, 엄마 몰래 같이 말썽 피울 친구가 필요하다면 시금털털 발가락 형제들의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를 실감 나는 목소리로 읽어 보고요(<요리는 이제 그만! 까락까락스!>, 갑자기 터져 나온 방귀에 코를 틀어막다가, 엉뚱하게도 방귀를 잘 뀌는 방법이 갑자기 궁금해진다면 방귀 박사 봉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방귀 박사>.
난 왜 이렇게 자신감이 없지? 조금은 고민이 된다면, 크림빵으로 자신감을 키워나가는 귀여운 정민이의 이야기를 옆자리에서 가만히 지켜보고요(<빵빠레>, 한 번쯤 엄마 눈을 피해 딴짓을 해보고픈 마음이 든다면 16살 은채의 소소하지만 가슴 졸이는 이야기를 함께 두근거리며 응원해 주세요(<일탈 35km>. 사랑하는 가족과 영원히 헤어진다면? 떠올리고 싶진 않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