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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중화, 사라진 문명의 기준
저자 배우성
출판사 푸른역사
출판일 2024-06-29
정가 37,900원
ISBN 9791156122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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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중화인가

서설_중화론의 시대적 변천
화이지변과 대일통의 중국사|석개와 구양수|주자와 진량|왕부지|유사배와 강유위|‘화이’와 ‘민족국가’ 구상|중심 주변의 의제와 한국사|책의 구성

1부 이적
1장 불교로 ‘이적’을 정당화하기
동해와 이역|중화와 동이|이夷와 불교|화와 이

2장 몽골을 천자국으로 여기다
상국 천자국 중국|의관과 토풍|친조와 사대|소중화와 용하변이

3장 ‘중화’가 ‘이적’과 만나 짝하다
불교와 이적|기자와 동주|수殊와 이異|향鄕 토土 방方 외外

2부 사대
1장 ‘의리’에 밝고 ‘시세’를 안다는 것
이소사대以小事大|의리와 이해利害

2장 ‘천리’와 ‘인륜’의 이름으로
천리 인륜 도통道統 정학正學|존주尊周

3장 ‘이적’ 왕조를 인정할 수 있는가
분의分義와 문文|자강自疆과 무비武備|이적과 사대|의리와 현실

3부 동국
1장 ‘동국’은 ‘중화’인가
대중화大中華|천자의 의례|유천하有天下|진어중국進於中國과 석과碩果

2장 ‘중화’를 계승한다는 것
중국中國|중국과 동국東國

3장 ‘정통’을 바로잡기
정통正統|정통과 화동華東

4부 북학
1장 ‘중국’ 다시 보기
사도斯道와 도통의 땅|대국과 시의時義

2장 친구와 배움을 찾아서
화인華人과 호로胡虜|역외춘추域外春秋와 동이

3장 오랑캐다움을 어떻게 볼 것인가
북학과 좌임 |천의와 천도|비류匪類의 질박함 소박함|중화와 외국

5부 기자 진인 동양
1장 변경의 문인들과 ‘기자’
‘서양西洋’과 ‘외이外夷’|‘서추西醜’와 ‘기자箕子’|평안도의 의병과 의사義士

2장 반란군과 ‘진인’
진인眞人|사라진 칠의사七義士|‘당병’ ‘호군’ ‘호병’ ‘황명’|‘효’와 ‘예’

3장 황제국에서 ‘동양’까지
‘청국’과 ‘중국’|‘제통帝統’과 ‘의주義主’|‘지나支那’와 ‘문명’|‘동국’과 ‘동양’|‘동양’과 ‘공公’

맺음말_중화, 다시 읽기
남은 문제들|지금 여기에서 ‘중화’를 읽는다는 것


찾아보기
사대주의와 선비정신을 넘어서
한국사를 읽는 또 다른 틀, ‘중화’

지금, 왜 ‘중화’를 이야기하는가
우리가 역사를 읽는 것은 과거의 경험을 반추하면서 지금 우리의 삶에 도움이 되는 무언가를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에 따라 역사학은 과거의 경험을 지금 여기로 어떻게 소환할 것인가에 관심이 많다. 그 때문일까. 선비정신을 오늘에 되살려 개인주의와 물질만능주의를 극복해야 한다거나, 망국적 사대주의의 잔재를 청산하여 더 주체적인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선비정신과 사대주의라는 두 단어가 썩 어울린다고 할 수는 없다. 우리는 그중 하나를 되살리고 다른 하나를 버려야 할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의 눈으로 보면 사대를 말한 것은 바로 선비였다. 선비와 사대 두 단어 아래를 관통하는 공통의 심연이 있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지은이가 지금 여기에서 중화를 다시 읽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지은이는 중화를 매개항으로 하여 그 심연의 역사를 치밀하게 독해하고, 선비정신이나 사대주의와는 다른 방식으로 역사의 현재적 의의를 밝혀 보려 한다.

중심과 주변의 의제로 중화를 읽어 내다
고대 이래로 중국인들은 중화와 이적을 이항 대립의 양편에 두었다. 중화는 근대 중국에서 새롭게 정의되었고 또 신조어와 결합함으로써 새 생명을 얻었다. 그러나 지은이가 탐색하려 한 것은 중국인들이 중화를 어떻게 정의했는지가 아니다. 중화와 다른 단어들이 교직하여 구성한 의미장이며, 그것들이 다른 시기 다른 사회집단에 의해 해체되어 가는 양상을 살폈다.
한국사에서 중화가 언제나 이적의 반어의였던 것은 아니다. 더 많은 경우 중화는 중심과 주변에 관한 의제로 여겨졌다. 최치원은 신라인의 정체성을 이夷에서 발견하고 불교를 끌어와 신라문화를 정당화했다. 몽골 복속기의 이색은 중화를 다만 변원邊遠의 반의어로 여겼을 뿐이다. 그러나 고려가 명나라에 사대하면서 상황은 복잡해졌다. 정도전과 그의 추종자들은 중화를 명나라?정학?유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