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의 한계 너머,
힘의 언어 너머,
우리 자신의 그림자 너머
인류학의 렌즈로 세상을 들여다보다
“강력하고, 예리하고, 엄청나게 박식한”(《가디언》 사상가,
웨이드 데이비스의 현대 문명 진단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의 인류학 교수인 웨이드 데이비스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인류학과 생물학을 공부하고 민속식물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50년 가까이 동아프리카, 보르네오, 페루, 폴리네시아, 티베트, 토고, 콜롬비아, 바누아투, 북극과 그린란드 등 지구 곳곳의 오지를 연구 현장 삼아왔다. 그러면서도 “사회 변화를 예고하고 더불어 그 지적 기반을 다지”며 새로운 시대정신을 창출해내는 것이 인류학자의 책무임을 잊지 않아, 말과 글로 자신의 사상을 전하는 데에도 열성적이었다. TED의 인기 강연자로 활약하는가 하면, 200여 개 대학과 여러 기업체의 강단, 22개 언어로 번역된 23권의 책과 무수한 매체의 지면을 통해 사회적 목소리를 내왔다.
그렇게 쉼 없이 세계를 누비던 그가 코로나19로 인해 발이 묶이게 된다. 연구실 안, 빽빽한 텍스트 숲으로 빠져든 그는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고 쓰도록” 고무됐다. 동시에 팬데믹 상황에서 현대 문명의 무능을 목도하고, 이 위기가 “의학과 공중보건이 아니라” “역사와 문화의 이야기”임을 깨달았다. 그는 세계 각지의 다양한 문화권 대신 서구 사회의 민낯으로 시선을 돌렸고, 집필 후 6주 만에 500만 독자에게 읽히고 소셜미디어에서 3억 6,200만 회 노출된 「허물어지는 미국」을 필두로 현 시기 인류 최대인 문제인 「기후 불안과 공포를 넘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오랜 갈등을 색다른 시각으로 살핀 「약속의 땅」, 전망을 고민하는 청년에게 보내는 「딸에게 전하는 말」 등의 글들이 탄생했다. 여기에 우리의 문명 체계를 만든 역사적 사건들과 그 속에서도 늘 생명력을 잃지 않는 사람들을 다룬 글들이 함께 엮여 이 책이 완성되었다.
탄소 순배출을 0이 되게 하겠다는 등 실현 불가능한 약속만을 내지르며 기후 불안을 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