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존재들을 어떻게 볼 수 있을까?
그것들은 어떤 시간을 살아갈까?
미술가 박보마가 안내하는 신비한 형태들의 세계
『사라지는 하루』에는 우리에게 익숙지 않고 무엇이라 설명하기 어려운 형태가 가득 자리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눈, 수레바퀴, 천사의 날개, 말라버린 무화과, 꽃잎, 검은 고래처럼 이미 알고 있는 무언가와 닮은 것들을 종종 발견할 수 있을 뿐입니다. 이 책은 낯선 존재들로 가득한 하루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의 하루에는 낯선 것들이 얼만큼 자주 등장하나요? 어쩌면 그것들은 언제나 가까이 있지만, 어떤 이유에서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혹은 그것들과 함께하는 방법을 잊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낯선 형태들의 세계로
『사라지는 하루』는 표지에서부터 곧바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어슴푸레하게 밝은 하늘을 배경으로 물이 반쯤 들어 있는 컵이 테이블 위에 서 있습니다. 무언가에 의해 컵이 넘어져버리고, 물이 흥건히 흘러 내립니다. 그러다 갑자기, 물방울의 표면에 비친 빛이 물별처럼 부서지며 ‘반짝’하자, 우리는 세상의 모든 표면들이 감추고 있던 신비로운 형태들의 세계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 마법의 주문 같은 특별한 한 순간을 통해 여행하게 되는 어떤 세계에 관한 이야기가 뒤이어집니다.
박보마는 세계가 존재하는 방식, 그리고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고 거기에 참여하는 방식에 대해 줄곧 탐구해 온 미술가입니다. 물질이 영속하고 불변하는 것으로 여겨지며 상품화되는 세계의 규칙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일시적이고 표면적으로 감각되는 세계, 경계 없는 물질들의 세계라는 원형성을 찾아 나갑니다. 『사라지는 하루』는 이와 같은 박보마의 예술적 탐구를 동화적인 형식으로 재구성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그라미, 세모, 네모가 아닌 형태들
무엇보다도 이 책의 매력은 바로 100여개가 넘는 비정형의 형태들과 그것들의 생동감 넘치는 구성일 것입니다. 이를 그저 상상력이 그려낸 무언가로 여기기 보다는, 우리가 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