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패션, 기후위기, 쉐어런팅, 쇼핑중독, 텅 빈 마음과 꽉 찬 옷장 …
옷을 둘러싼 세상과 그 세상이 만들어 낸 옷들이 독자들에게 말한다
“우리는 어디로 가는 걸까”
민영화, 친일 행위, 핵발전소, 개를 먹는 문화와 편견 같은 묵직한 소재로 독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안겨 주던 작가 강다민의 첫 청소년 문학! 이번에는 패스트패션과 기후위기다.
글에는 패스트패션이나 기후위기 같은 단어가 직접 나오지 않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우리의 옷 소비 문화와 오늘날 패션 산업 그리고 그 속에 묻힌 공허함과 결핍에 대해 돌아보게 된다. 강다민 작가는 패스트패션과 기후위기라는 문제의식에 깊게 공감하지만, 당연한 말을 강요하는 글이 되지 않게 하려고 무척이나 고심한 끝에 이 작품을 탄생시켰다.
평범하고 싶은 고등학생 예린, 오담, 유정 세 사람 각각의 이야기가 옴니버스로 구성되어 있고, 특별한 코트 한 벌이 주인공인 토막 이야기가 글을 끝맺는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쉐어런팅(부모가 자녀 동의 없이 사진을 SNS에 공유하는 행위, 쇼핑중독, 사별과 그리움, 외모 비관, 부모에 대한 원망 같은 갈등과 감정들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옷을 둘러싼 개인적-사회적 문제가 불어나는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세 사람과 옷 한 벌이 각각 주인공인 네 가지 이야기
당신에겐 평생 간직하고픈 특별한 옷이 있습니까?
아니, 당신의 옷장 속 옷들은 당신을 특별하게 생각할까요?
첫째 이야기, 하얀 운동화
엄마는 오담을 SNS 모델처럼 활용했다. SNS에서 내가 만든 적도 없던 내 계정을 발견한 오담은 엄마를 의심하고는 친구 가을과 가출 여행을 떠난다. 늘 슬리퍼를 신고 다니던 가을의 사정을 듣는 일부터 결백을 주장하는 엄마의 뜻밖의 사과 그리고 특별한 미술 시간 친구를 사귀기까지의 과정 속에서 오담은 언제나 당연하게 주어지던 비싼 신발들이 아닌 진짜 세상에 하나뿐인 자기만의 운동화를 찾게 된다. 그것이 곧 누구도 아닌 나로 사는 일임을 깨달으며.
둘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