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짱 좋은 옹기촌 사람들〉 구전설화
영암 배죽머리 근처에 옹기 굽던 점말이 있었어. 새 동네가 거기 가마자리여. 그쪽에 배죽머리라고, 옛날 바다와 이어졌을 때 배들을 쨈매놓던 자리, 그곳에 진흙이 매장되어 있는 것을 보고 터를 잡은 듯혀. 어려서 보면 황토를 퍼다가 흙벽돌을 찍었어. 틀에 넣어 딱 때리면 메주마냥 되더만. 그걸로 차근차근 이어서 가마를 만들었어. 비스듬하게 질게(길게 엄청 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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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기는 없어서 못 팔았어. 섬에 가면 고기나 젓갈 같은 것으로 바꿔 오기도 했어. 옹기가 구워져 나오면 점말 사람들은 흥청망청이여. 그 사람들은 잘 먹고 살아. 보통 사람들은 일 년에 한 번 먹을까 말까 한 고기를 수시로 먹어. 불 때면서 고사 지내고 그래. 술 퍼먹고 고기 먹고 하면서 원 없이 써 버려. 옹기 팔아서 고래고기도 사 먹고, 심지어 미꾸라지도 한 말 통씩 잡아먹었어. 그때 우리는 미꾸라지 같은 고기는 안 먹었어. 저런 걸 다 퍼먹는 다냐, 하고 숭봤지(흉봤지. 짐승 같은 것들이나 미꾸라지 먹는다고 그랬어. 그 사람들은 원체 흥청망청하다 보니까 오래 산 사람이 드물어. 보통 나이 사십이면 죽는 사람이 많았어. 아무래도 옹기 굽는 일이 그렇게 중노동이었던 것 같애. 그랑께 그렇게 먹고 마셔댔겠지.
당시 점말 사람 때문에 피해 본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어. 옹기 구울 돈을 대 달라면서 비빔밥 사주며 자꾸 꼬셔. 예를 들어서 지금 천 원을 빌려주면 옹기를 구워 팔아 이천 원 준다 한께 누군들 안 하겠어. 그라면서 실제로 그렇게 큰돈을 주기도 해. 그라면 그것을 보고 들은 사람들이 너도나도 돈을 갖다 주지. 그라다가 이번에는 재수가 없어서 옹기가 잘 못 나왔다고 핑계 대고, 돈을 안 갚아. 다음번 가마를 기다리라 해 놓고 또 그래. 막 짜치기여. 자기들은 실컷 퍼먹고 돈을 안 갚아. 옹기가 잘 못 나왔다고 핑계 대면 그만이여. 점말 사람들 땜시 얼병 든 사람도 많았어. 옹기 굽는 데 돈 대주다가 살림까지 못한 사람이 많았어. 그래서 마을이 망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