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 『낭송 연산군일기』―경계로서의 역사
1부 청년 연산군
1-1. 세자에 오른 여덟 살의 적장자
1-2. 성실하게 임한 세자교육
1-3. 열여덟 살에 왕으로 즉위하다
1-4. 불교 수륙재 파동 1
1-5. 불교 수륙재 파동 2
1-6. 하늘의 견책에 귀 기울이다
1-7. 명군은 아니지만 암군도 아닌
2부 연산군의 가족사랑
2-1. 몰락한 외가
2-2. 어머니의 명예 회복
2-3. 평생의 정인, 중전 신씨
2-4. 원자를 본 기쁨
2-5. 딸 바보
2-6. 큰어머니 박씨
2-7. 형제자매에 대한 통 큰 씀씀이
2-8. 진성대군(중종 챙겨주기
3부 할아버지가 몰고 온 피바람, 무오사화
3-1. 김종직의 ‘조의제문’
3-2. 포문을 연 유자광
3-3. 김일손의 사초를 가져오라
3-4. 일촉즉발의 조정 분위기
3-5. 김일손의 사초에 얽힌 비화
3-6. 이는 노산군(단종을 위한 글이다!
3-7. 김일손 등 5명의 목을 베라
3-8. 이들의 사초를 불태우라
4부 갑자사화1. 지옥문을 연 연산
4-1. 사사건건 능멸이라 트집 잡는 임금
4-2. 용포에 술을 쏟은 이세좌
4-3. 신하들의 비호에 더 분노하다
4-4. 한 잔 술의 작은 허물이 아니다
4-5. 이세좌의 유배와 석방
4-6. 불씨에 기름을 부은 홍귀달
4-7. 홍귀달을 내쫓아라
4-8. 다시 소환된 이세좌
4-9. 이세좌를 탄핵하지 않은 자 옥에 가두라
4-10. 불경죄의 원흉, 이세좌의 머리를 베라
4-11. 홍귀달을 곤장 치고 사사하라
5부 갑자사화 2. 폭주하는 연산
5-1. 임사홍, 연산군을 부추기다
5-2. 젓갈이 된 성종의 후궁들
5-3. 폐비를 참소한 공모자들의 말로
5-4. 할머니, 왜 어머니를 죽인 겁니까?
5-5. 할머니의 장례 일수를 줄이라
5-6. 할머니는 국모에 오르지 못한 분이다
5-7. 조정으로 향한 분노의 칼날
5-8. 부관참시한 후 뼈를 분쇄하라
5-9. 무오년에 살려
<낭송 연산군일기> 풀어 읽은이 인터뷰
1. 『연산군일기』를 『낭송 연산군일기』로 풀어 읽고 엮으셨는데요, 다른 실록과 다른 『연산군일기』만의 특징을 꼽으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실록은 선대 왕이 죽으면, 실록청이 설치되고 일정 기간 안에 사초와 시정기 등의 자료를 취합해서, 1차·2차·3차의 검증 과정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연산군은 쫓겨난 왕이라 격을 낮춰 일기청이 설치됐고 『연산군일기』로 편찬됐습니다. 『연산군일기』만의 특징을 꼽자면 편찬자가 중종반정을 성공한 사람들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연산군일기』에는 반정의 명분과 정당성을 주장하는 내용이 많이 있습니다. 실록의 첫머리인 총서도 연산군이 어려서부터 얼마나 형편없는 인간이었는지, 임금으로서 얼마나 패악질을 일삼았는지로 시작합니다. 그런데 본격적인 기사로 들어가면 즉위 10년까지의 연산군은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폭군의 모습은 갑자사화 이후 2년간의 기록에 집약되어 있는데, 내용 중에는 객관성이 결여된 것,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과장된 것,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어떻게 남겨진 건지 의아한 것도 꽤 눈에 띕니다. 예로 임사홍과 흥청을 들 수 있습니다.
임사홍은 연산군에게 폐비 윤씨 건을 밀고하고 부추겨서 갑자사화를 일어나게 만든 간신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고, 『연산군일기』에는 이 장면이 아주 자세하게 남아 있습니다. 임사홍은 연산군이 야밤에 자기 집에 찾아오자, 술상을 앞에 놓고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폐비 윤씨가 억울하게 폐서인됐고, 사사됐다고 비밀리에 알려 줍니다. 마치 소설의 한 장면처럼요. 이 일로 연산군을 등에 업은 임사홍은 갑자사화를 일으켜서 자신과 척을 진 사람들을 다 죽였다고도 쓰여 있습니다. 물론 이 기록이 사실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이 나눈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도대체 누가 어떻게 알고, 이렇게 자세하게 기록으로 남긴 걸까요? 절로 의문이 드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연산군일기』에 임사홍이 주도해서 살육을 저지른 기사는 없습니다. 되레 임사홍도 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