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병원균과의 마이크로 전쟁
02 해충을 막아라
03 개미를 둘러싼 식물의 삶
04 식물 체내에 동거하는 공생균
05 콩 뿌리에 붙어사는 뿌리흑박테리아
06 동물이 옮겨다주는 씨앗
07 발아의 과학
08 건조에 강한 식물 시스템
09 식물에 숨은 암호
10 다른 식물을 이용하는 덩굴식물
11 꽃과 곤충의 흥정
12 꽃 색에 숨은 비밀
13 수분을 위한 모든 것
14 식물을 시들게 하는 호르몬
15 단풍이 빨갛게 물드는 이유
16 식물의 겨울나기
17 식물이 내뿜는 피톤치드
18 현대에 남은 고대식물
19 초록 행성을 만든 식물의 민낯
인간으로 빙의한 식물세계
우리 곁 식물들의 발칙한 삶 속으로
이 책은 어떤 장이라도 이야기의 도입 부분이 재미있다. 예컨대 “목욕 후 캔맥주와 풋콩의 궁합은 가히 환상”이라고 말한다. ‘그래 이 조합은 못 참지!’ 하고 생각하면 어느새 이야기는 콩의 뿌리까지 나아가 있다. 또한 전체적으로 예시가 뛰어나다. 꽃이 눈에 띄어야 하는 이유를 인쇄된 부채에 비유하는가 하면, 작은 꽃이 모여 피는 이유를 플리마켓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식물 세계의 표현이 아닌 인간세계의 일에 비유하여 설명하므로 상상력은 무한대로 펼쳐진다.
꽃의 꿀이 있는 위치를 설명하면서 편의점을 예로 든다. 편의점에는 왼쪽 돌기 법칙이 있어 잘 팔리는 상품을 가게 안쪽에 배치하면 고객이 가게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게 된다. 꽃의 꿀 역시 되도록 안쪽에 있으면 곤충이 꽃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간다. 그러면 곤충에 꽃가루가 묻을 가능성이 커진다. 그 상태로 다른 꽃으로 날아가면 수분에 성공한다. 이렇게 설명하니 귀에 쏙쏙 들어온다.
저자는 일부러 식물을 의인화하는데, 일반인이 식물의 생존방식을 이해하는 데 매우 적합한 방식이다. 식물의 불가사의하고 매력적인 생존방식을 이토록 극적으로 묘사한 책은 없지 않은가.
인간세계에 이런 기묘한 체인점은 존재하지 않지만, 이 공허함은 왠지 낯설지 않다. 그렇다. 도박이다. 한 번 크게 얻어걸린 달콤한 꿀맛을 잊지 못해 뻔질나게 파친코나 경마장에 들락거리는 도박꾼. 오늘은 이 파친코, 내일은 저 경마장을 떠도는 도박꾼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는가. 그 모습이야말로 꽃에서 꽃으로 날아다니는 곤충의 모습, 바로 그게 아닐까?
흐드러지게 핀 꽃, 꽃에서 꽃으로 날아다니는 나비와 벌. 이 한가로운 풍경이 왠지 남의 일 같지 않다.
식물은 이렇게 하여 마음에 둔 상대를 어떻게든 자기 것으로 하려고 상대 성격에 맞춰 구애하는 테크닉을 발전시켜왔다. 지금 소개한 것은 곤충을 타깃으로 한 식물의 전략이다. 식물이 보란 듯이 성공했다고 세상의 모든 남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