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흑진주
오동잎 / 아기별 꽃 / 산수유 / 풍선초 / 봄까치꽃 / 민들레 / 복수초·1 / 복수초·2 / 버들강아지 / 연밥 / 맥문동 / 백일홍 / 살구 / 그냥 / 해바라기 / 접시꽃 / 장미 / 눈꽃송이 / 단풍트리 / 등대
기분 좋은 날
바람 / 구름 / 봄·1 / 봄·2 / 태풍 / 눈물 / 1004 / 방울방울 / 봄 마중 / 숨바꼭질 / 떡 잔치 / 따라쟁이 / 기분 좋은 날 / 문 닫을 시간 / 노래 불러요 / 쿵짝쿵짝 / 그것도 모르고 / 꿩 대신 닭 / 그래도 괜찮아
누나 얼굴
누나 얼굴 / 단짝 / 바라기 / 콧노래 / 할머니의 제주도 여행 / 꿀잠 / 바둑과 할아버지 / 금빛 왕관 / 뭘 먹지 / 어깨동무 / 쫌 / 여왕벌 / 모자 / 언제 불 켜질까 / 찌찌 생겼어 / 자음 놀이 / 동그랑땡 / 단풍값 / 허수와 아비 / 두근두근
가을가을 수숫대
지구는 별나라 / 보름달 / 방석 탑 / 갈매기 / 고등어 / 맹꽁이 / 봄비 / 조개잡이 / 가오리연 / 잠자리 / 땅거미 / 꼬마 눈사람 / 고추잠자리 / 홍시 / 유리창과 올챙이 / 연밥 샤워기 / 요요 친구 / 출렁다리 / 단풍공 / 밤사이 / 차차차
동심을 품고 사는 아름다운 삶,
동시 쓰는 동안은 철들지 않은 꼬마이고 싶다
어린아이같이 순수하고 천진한 박미정 작가가 첫 동시집을 출간하였다. 수필집 『억새는 홀로 울지 않는다』, 『뒷모습에 반하다』, 『장미의 기억』 등에서 유쾌한 문장으로 독자에게 사랑을 받은 작가는 동시집에서도 그 실력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철들지 않은 아이 같은 마음으로 쓴 동시는 재밌고 공감되면서도 다양한 감정을 끌어낸다.
제주도 여행길에 나선/ 우리 할머니// 공항에/ 비행기 보고 하는 말// 저 큰 물건이/ 어찌 하늘에 뜨는고!// 제주공항에 도착한/ 우리 할머니// 수화물 가방이/ 나란히 나오는데// 하이고!/ 너희들도 애먹었다/ 땅속으로 온다고!(「할머니의 제주도 여행」
공항에서 감탄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할머니와 꽃샘바람에 맞서는 보송보송 털옷 입은 버들강아지, 세상에서 제일 큰 거미라는 땅거미, 비 오는 날 창문을 헤엄치는 올챙이. 이처럼 유쾌한 일상과 상상을 더한 관찰에서 나온 동시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애틋한 그리움은 요양병원에 입원한 할머니를 기다리다 백발이 되어 버린 알전구로 드러낸다. 바닷물이나 강물과 달리 왜 눈물은 소리 없이 흐르는지 질문을 던지며 아이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남기기도 한다. 말놀이를 활용해 우리말에서 찾을 수 있는 음악적인 요소도 놓치지 않았다. 쿵짝 잘 맞는 친구처럼 함께 이야기 나누기 좋은 동시집이다.
책 속에서
동시집을 묶는 내내 가슴이 두근거렸다. 초등학교 시절, 일기를 잘 쓴다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던 선생님의 얼굴이 가물거린다. 짧은 글이라고 쉽게만 생각했던 동시, 착각이었다. 길지 않은 시 속에 눈, 코, 입, 있을 것은 모두 있어야 했다.
동심과 시심 사이에서 헤매던 날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시어가 떠오르지 않은 날은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마냥 놀았다. 밤새 잠 못 들고 습작하던 나에게 가족들은 걱정이 늘어졌다.
박방희 선생님을 만나 공부할 수 있게 된 것은 큰 행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