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의 작가 안톤 체호프의 정치, 사회적 상황, 그리고 작품 안에서의 시대적 배경과 같은 리서치를 기반으로 비교적 쉽게 찾아낼 수 있는 사실들 외에 각 인물의 크고 작은 행동과 말의 내외적인 정당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함께 적어 배우들이 <갈매기>라는 작품을 처음 손에 쥐었을 때부터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진행해야 하는 분석 작업을 망라해 보고자 했다. 이에 이 책에서는 타 번역본들과의 비교, 리서치를 통해 안톤 체호프의 숨겨진 ‘사실’을 제시하거나 기존의 것을 바로잡는 과정뿐 아니라, 집필진들의 해석과 분석이 투영된 ‘의견’도 함께 병기된다. 이 책을 접하는 연극인들께 이와 같은 집필진들의 해석과 분석의 의견이 작품과 인물에 다가가는 데 또 다른 고정관념이 되지 않기를 당부하는 바이다.
희곡을 문학적으로, 학문적으로만 분석해서는 가능하지 않다. 공연을 전제로, 실제 인물 구축 과정과 시행착오를 경험으로 체화해야만 가능한 부분이 존재한다. 모쪼록 <배우를 위한 갈매기>가 한국의 수많은 연극 학도와 배우들에게 연극이 갖는 예술적 위력을 다시금 실감케 하고, 배우로서 창조적 영감을 얻는 데 작은 밑거름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