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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요리조리 토리 씨 - 엉뚱하게 저학년 읽기 1
저자 이진우
출판사 출판놀이
출판일 2018-11-30
정가 11,000원
ISBN 9791195726479
수량
도토리 아이
알쏭달산 꼭대기
배고파 호박집
무지커 호랑이
배 속 줄다리
요리조리 선녀
두근두근 뿅뿅
발 없는 말
무시무시 오라비
구름모래 씨름
혼비백산 골라부부
골라골라 수수께끼
아홉꼬리 반짝비늘
알콩달콩 혼례
이진우 작가의 문장은 말이 리듬을 탄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늘 쓰던 말에 생기를 불어 넣는다. 이게 이야기꾼이다. 이야기꾼의 언어에는 삶과 붙어있으면서도 삶을 넘어서는 에너지가 있다. 이게 신화나 민담이 갖고 있는 고유한 입말의 특성이다. 입말은 고정된 언어의 체계를 파괴한다. 마치 시가 그런 것처럼. 현장의 흥이 언어에도 영향을 미치고, 듣는 사람의 마음을 자꾸만 흔들어서 언어를 넘어 언어와 놀고, 언어를 잊은 상태로 언어를 음악처럼 즐기는 것이다. 글말은 언어를 잡아서 묶어 놓는, 글말 나름의 내면 깊이 파고 들어가는 독특한 힘이 있는데, 입말은 마치 불처럼 물처럼 흐르면서 가슴을 흥겹게 불태우기도 하고, 사람의 가슴으로 스며들기도 하는 것이다.

지금 아이들이 즐기는 언어는 랩의 리듬을 타면서 언어 자체의 타고난 흥을 유발시킨다. 힙합이라고 하는 현대 장르 안에서, 요즘 아이들이야말로 언어가 리듬을 타는 음악 자체 속에서 살고 있다. 이 주술적이고, 신화적인 아이들을 학교라는 좁은 공간에 가두어 놓고, 아이들 내면에서 활화산처럼 용솟음치는 언어의 물결을, 숨결을 지금의 근대 교육은 자꾸만 억압하려 하지 않는가? 지금 아이들에게 이야기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아이들에게 필요한 언어의 색깔은, 모습은, 형태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이 시대 아동 문학 판은 새로운 언어를 찾아가고 새로운 사유를 실험해 보는 시기라 해야 할 것이다.

말 문학이 옛날 고리타분한 억압적인 문화를 작동시키는 고정된 재료가 아니라, 오히려 신화나 민담의 본질을 재해석하는 말 문학 자체의 에너지를 회복해야 할 시대가 되었다.

글 문장에서는 작가 나름의 문체가 있다고 한다. 말 문장에서는 이야기꾼 나름의 어법이 있다고 말한다. 문체와 어법은 다르면서 같은 점이 많다. 말 문학에서 생겨나는 문장에는 이야기꾼 나름의 현장감과 흥과 리듬을 만들어내는 독특한 에너지라고 밖에는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다.

『요리조리 토리 씨』의 문장은 그래서 산문시를 읽는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