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때로는 ‘함께’ 살아온 씨앗의 기발한 전략
씨앗은 식물이 오랜 세월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세운 기발한 진화 전략의 핵심이다. 다양한 생김새와 놀라운 산포 방식 덕분에 씨앗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평지의 흙 속은 물론 바위와 절벽, 심지어는 나무 위에서도 싹을 틔울 수 있다.
씨앗에 털이나 날개가 달려 바람을 타고 멀리 퍼져나가는 풍매산포 식물, 씨앗 자체는 크고 무겁지만 공기층을 지녀 물에 뜰 수 있는 수매산포 식물, 충분히 영글면 수분을 조절하여 폭발하듯 씨앗을 날려 보내는 자가산포 식물이나 다양한 곤충과 동물을 유혹하여 씨앗을 퍼트리는 동물매개 산포 식물의 변화무쌍한 생태는 탄성을 자아낸다.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감무쌍한 씨앗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엄마 식물과 고향에서 멀리 떨어져 낯선 장소나 척박한 환경에 적응하고, 온 힘을 다하여 마침내 싹을 틔운다. 씨앗이 이렇듯 가능한 한 멀리 이동하려는 이유는 같은 종의 식물들과 경쟁하지 않기 위해서다.
생물 다양성의 근원이 되는 씨앗과 함께 살아가기
씨앗에서 성장한 식물 덕분에 우리는 지구에서 산소를 공급받아 숨 쉴 수 있다. 씨앗은 고대부터 인류의 중요한 식량이었고 약재, 염료, 화장품 등 인간에게 필요한 다양한 물질의 원재료로 쓰인다. 뿐만 아니라 인간은 씨앗의 특이한 생김새와 식물의 놀라운 생장 모습에 영감을 받아 수많은 건축물을 만들고 헬리콥터를 떠올리거나 우주 탐사 로봇을 발명하기도 했다.
이처럼 씨앗은 다른 동식물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오랜 세월 협력해왔고 누구보다 인간에게 다양한 혜택을 나눠준 소중한 동료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환경 문제와 기후 변화로 전 세계에서 자생종 씨앗이 줄고 멸종 위기 식물이 증가하는 추세다. 생물 다양성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흥미로운 씨앗의 면면을 보여주는 이 책은 씨앗을 활용한 놀이와 활동, 채집과 보관 방법까지 두루 소개한다. 단순히 보고 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