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학교 김호동 명예교수, 「타임스」 강력 추천 ★
대륙을 방랑하며 우리의 세계를 만든 유목민들의 1만2,000년 역사
그들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문물을 옮기고 동서양을 교류하게 만들었다
기록물과 건축물을 중심으로 한 역사에서 유목민은 야만인, 미개한 종족으로 그려진다. 주류 세계사에서 유목민의 위치는 침략하는 자, 살생하고 파괴하는 무리일 뿐이다. 『노마드』는 이러한 기록 중심의 역사가 인류 문명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유목민을 배제하는 “반쪽짜리 역사”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많은 기록을 남기지 않아 간접적으로만 그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유목민의 역사를 재조명한다. 신화와 서사시, 유목민이 남긴 유적과 방랑하는 삶에 맞는 유전자까지, 유목민에 대한 최신의 연구는 유목민들이 어떻게 자연에 순응하며 자신들만의 삶의 방식을 만들어왔는지 보여준다. 또한 이 책은 기존의 정착민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 유목민 제국의 역사를 톺아봄으로써, 유목민들이 견지해온 민주주의, 종교의 자유 등의 가치가 서로 다른 문명의 교류를 가능하게 하고 르네상스가 꽃피는 데 일조했음을 드러낸다. 독자들은 유목민을 중심으로 한 이 책을 통해서 그림자에 가려져 있던 절반의 인류사를 들여다보는 한편으로, 우리가 잃어버린 삶의 방식을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는 모두 한때 수렵채집인이었다
신화와 역사를 오가는 유목민들의 이야기
유목민에 대한 이야기는 신화와 역사 곳곳에서 등장한다. 그 이야기들은 우리 모두가 한때는 수렵채집인이었으며, 차차 정착을 하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성경은 풍요롭고 여유로운 수렵채집인의 삶을 에덴동산의 이야기로, 신석기혁명으로 인한 유목민과 정착민 사이의 갈등을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로 기록하고 있다. 『길가메시 서사시』는 성벽 안에 사는 왕 길가메시가 성벽 바깥의 자유로운 삶을 상징하는 인물 엔키두를 애도함으로써 유목민의 삶의 방식이 사라져가고 있음을 아쉬워한다. 오시리스와 그의 동생 세트에 관련된 이집트 신화에서도 정착을 이끄는 지도자(오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