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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실패의 기술과 퀴어 예술
저자 잭 핼버스탬
출판사 현실문화
출판일 2024-05-24
정가 28,000원
ISBN 9788965643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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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말
서론 ― 저급 이론
1장. 반란을 극화하기, 반란의 애니메이션
2장. 야, 내 팔루스 봤냐? ― 잊기, 잃기, 반복하기
3장. 실패의 퀴어 예술
4장. 그림자 페미니즘 ― 퀴어 부정성과 급진적 수동성
5장. ‘내 안의 킬러는 네 안의 킬러’ ― 동성애와 파시즘
6장. 실패에 생기를 불어넣기 ― 끝내기, 도망가기, 살아남기

옮긴이 후기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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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는 루저와 약자들의 무기이자 비판의 한 양식이다!

21세기의 첫 10년이 끝나갈 무렵, 미국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를 겪는다. 노동자들은 부실담보대출로 집을 잃고, 중산층은 불량 상품에 투자한 대가로 퇴직금을 잃은 데 반해, 부자들은 엄청난 구제자금으로 자기 주머니를 넘치게 채울 수 있었고, 은행은 다른 사람 돈으로 게임을 하는 카지노 자본주의가 진면모를 드러냈다. 저자는 이제 실패를 이야기할 때가 되었다고 말한다. 루저의 수많은 역사, 이른바 자본주의의 그림자 역사가 모든 성공 이야기 뒤에 숨어 말없이 존재하며, 그것을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패는 실패일 뿐이지 다른 방식으로 상상할 수 있는가? 저자는 ‘약자들의 무기’라는 개념을 활용해 실패를 저항과 비판의 한 양식으로 개념화한다. 그는 실패가 반식민주의 투쟁, 젠더와 종 다양성, 인종 감수성과 생산적으로 연결될 때, 그리고 성공이 단지 임시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진실을 드러낼 때 어떤 종류의 바람직한 정치적 결과를 낳을 수 있을지 탐구한다. 이를테면 소작농들의 저항이나 반식민주의 투쟁에서 게으름, 수동성, 무능력처럼 실패로 보이는 것들이 실은 지배 집단의 사업을 고의로 지연시키는 훌륭한 전략이었다.

이기려 하지 않고, 소비문화에 매몰되지 않고, 재화 축적을 열망하지 않고, 지배적인 규율에 도전하는 것처럼, 실패는 피해야 할 것이 아닌, 자본주의적 성공에 저항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실패를 삶의 양식으로 받아들이면서 실패의 활기찬 내면을 발견해보라고 우리에게 촉구한다. 성공에 관한 관습적인 이해 바깥에서 다른 존재 방식, 다른 앎의 방식을 탐구해보면 성공한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고 불가능한 새로운 형태의 삶이 있다는 것이다. 올림픽 경기에서 4등을 차지한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치킨 런>의 진저, <꼬마 돼지 베이브>의 베이브, <니모를 찾아서>의 도리와 같은 만화 캐릭터들이 틀리고, 길을 잃고, 지는 것에는 무언가 강력한 힘이 존재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