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가 직접 쓰고 그린
거미와 농부가 함께 살게 된 사연!
농부가 건네 오는 질문
‘누구와 더불어 살고 있나요?’
우리는 더불어 사는 것의 중요성을 알고 있습니다.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죠.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물건들, 먹는 음식들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요. 그렇기에 서로 배려하며 살아갑니다. 아이들 역시 친구들과 싸우지 않고 양보하며 잘 지내려고 노력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사람들끼리만 더불어 살면 되는 걸까요?
제목이 ‘거미와 농부’임에도, 이 책에는 농부가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방해로 계속 거미줄이 끊어짐에도, 살기 위해 꿋꿋이 집을 짓는 거미의 이야기가 주로 펼쳐질 뿐이죠. 배경에도 사람보다는 시시각각 익어 가는 토마토와 이를 찾는 나비, 벌, 애벌레 등 다른 생명체들을 더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사람과의 관계에만 몰두해 놓치고 있던 관계들에 주목합니다. 함께 더불어 사는 이웃이 과연 누구인지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십여 년간 농사를 지어온 농부이자 이 책을 쓰고 그린 안혜경 작가님은 우리가 이미 실천하고 있는 배려를 사람만이 아니라, 다른 생명체로 확장시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이 책의 제목을 ‘거미 이야기’가 아닌 ‘거미와 농부’로 지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우리가 같이 사는 이유
“크고 작은 생명체들이 균형을 잃지 않고 공존할 때 우리도 평화롭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이 이야기에 담고 싶었어요.”
이야기 속에서 농부는 거미에게 기꺼이 집터를 내어 줍니다. 왜 그랬을까요? 토마토 줄기에 거미줄이 없는 편이 더 깔끔하고 토마토를 수확하기에도 편리했을 텐데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이들이 함께 사는 이유는 우리 모두의 공간인 자연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려면, 모두가 더불어 살 수 있는 생태계의 원리를 파괴하지 않아야 하죠. 시야를 넓혀 다른 생명을 존중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자연을 지키기 위한 노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