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인간들은 멍청해.
행복이란 매일매일 한 조각씩 잘라 먹을 수 있는
저장용 소시지가 아니거든!”
행복이란 주제를 바라보는 에리히 캐스트너의 독특한 시선!
참혹한 전쟁을 두 번이나 겪고, 나치에 의해 책이 불태워지고 집필 금지를 당하면서도 망명길에 오르지 않고 저항했던 작가 에리히 캐스트너는 유머, 풍자, 해학이라는 문학의 장치를 빌려 부조리한 사회를 비판하고 자유와 평화를 향한 의지를 쉽고 재치 있게 펼쳐냈다. 『행복을 위한 메르헨』 또한 ‘메르헨’이라는 단어가 보여 주듯 현실과 환상,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우리 삶의 태도를 돌아보게 한다.
이야기는 첫 번째 화자인 ‘나’(현재의 젊은이가 두 번째 화자인 ‘노인’에게서 전해 들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을 취한다. 연기 자욱한 선술집에서 맞은편에 앉아 있던 노인이 대뜸 ‘나’에게 인간들은 멍청하다며 말을 걸고는 “행복이란 매일매일 한 조각씩 잘라 먹을 수 있는 저장용 소시지가 아니”라고 일갈한다. 그러곤 40년 전에 겪은 옛이야기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노인은 젊었을 때 불평불만에 가득 차 신과 세상을 원망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산타클로스처럼 생긴 이상한 노인이 툭 나타나 소원 세 개를 들어주겠다고 제안한다. 그리고 “자네의 불평불만이 우리 신경에 몹시 거슬”린다면서 “소원을 이룸으로써 마침내 행복해져” 한다고 덧붙인다. 우리가 익히 아는 옛이야기 ‘세 가지 소원’이 떠오르는데, 작가는 결말을 살짝 비튼다. 우리의 화자는 곧바로 소원 두 개를 덧없이 허비해 버렸지만, 그 뒤로 마지막 소원 하나를 40년 동안 쓰지 않았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떠난다.
“소원이란 아직 마음속에 품고 있을 때까지만 좋은 것이라네.”
옛날이야기가 지금의 이야기에게,
노인이 젊은이에게,
삶이 힘겨운 이들을 위해
행복의 길을 비춰 주는 마법 같은 이야기
첫 번째 화자가 이야기를 듣는 장면을 상상해 보자. ‘연기 자욱한’ 선술집에 화자인 젊은이가 혼자 술을 마시고 있다. 그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