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만 부가 팔린 일본 국어사전을 편찬한 두 남자의 정열과 상극의 이야기.
“비범한 사람이 평범하지 않은 생활을 해서야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 사전이다.”
언어사전에는 수만 개의 ‘말’이 실려 있다. ‘말’은 신기한 존재다. 실체도 그림자도 없다.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덕스럽게 모습을 바꾸는 불완전한 전달 수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말에서 ‘힘’을 느낀다. 그 말은 애초에 어디서 태어난 것일까.
이 책은 일본의 국민적 베스트셀러인 『산세이도 국어사전』과 『신메이카이 국어사전』을 만든 겐보 선생과 야마다 선생의 족적을 따라가며 여러 관련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감춰져 있던 두 사전의 탄생 비화를 밝히고 있다. 일본 쇼와시대 사전 역사의 최대 수수께끼를 푸는, 지적 흥분을 자극하는 책이다.
사전은 ‘현대어를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한 겐보 선생, 사전의 역할은 ‘문명 비평’이라고 생각한 야마다 선생. 두 사람 모두는 거의 혼자 사전 한 권을 엮은 ‘초인’이었고, 그래서 그들이 각각 만든 사전에 새겨진 ‘말’에는 자신만의 강렬한 개성과 인격이 깃들어 있다. 두 사전에 실린 ‘연애’라는 단어의 뜻풀이를 살펴보자.
연애(?愛 특정한 이성에게 특별한 애정을 품고 둘만이 함께 있고 싶으며 가능하다면 합체하고 싶은 생각을 갖지만 평소에는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아 무척 마음이 괴로운 (또는 가끔 이루어져 환희하는 상태.
?『신메이카이 국어사전』 제3판
연애(?愛 남녀 사이의 그리워하는 애정(남녀 사이에 그리워하는 애정이 작용하는 것. 사랑(?.
?『산세이도 국어사전』, 제3판
같은 단어임에도 이처럼 다른 뜻풀이에 인간과 삶과 언어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차이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일본 사전계의 양대 거성이었던 두 사람은 도쿄 대학 동기생이고, 원래는 힘을 합쳐 『메이카이 국어사전』을 만들어낸 좋은 친구 사이였다. 하지만 어떤 시점을 경계로 결별했다. 이후 같은 출판사에서 성격이 완전히 다른 국어사전 두 권이 탄생했다. 두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