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볼로냐 라가치상 코믹스 얼리리더 부문 대상 수상작가, 샤를 베르베리앙의 첫 그림책!
《나무는 자라서 나무가 된다》는 프랑스에서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인기 만화가, 샤를 베르베리앙이 쓰고 그린 첫 그림책입니다. 만화·출판·광고·음악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유머와 진지함이 어우러진 작품 세계를 다져온 작가는 자신에게 가장 익숙한 만화적 화법을 그림책이라는 그릇에 고스란히 담아낸 이 책으로 ‘2024년 볼로냐 라가치상 [코믹스 얼리리더 부문] 대상’을 받았습니다.
말풍선 안에 담긴 엄마와 아이의 대화로 이야기는 시작되고, 이어집니다. 일상적인 입말로 짧게 이루어진 대화는 마치 재미있는 한 컷 만화나 짧은 콩트처럼 간결하고 단순합니다. 그렇지만 선명한 흑백의 펜화와 다채로운 수채화의 대비가 이야기에 입체감을 불어넣고, 세밀함과 부드러움·뚜렷함과 그윽함·밝음과 어두움·채움과 비움의 선명한 대비가 만들어 내는 리듬감은 시각적 재미와 즐거움을 안겨 주는 동시에 보다 깊게 몰입하며 이야기에 머물 수 있게 합니다. 언뜻 단순하고 가벼워 보이는 이 책을 빨리 읽을 수만은 없는 것은 이런 이유입니다.
촘촘하게 드리운 나무 그늘 아래에서,
빼곡한 식물과 푸른 이끼 사이에서 피어나는 다정하고 유쾌한 이야기
숲을 걷는 동안 나무와 꽃과 열매와 씨앗, 그리고 그 밖의 것들에 대해 주거니 받거니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던 엄마가 이윽고 발걸음을 멈춥니다. 그러고는 품에 안고 있던 어린나무를 조심스레 땅에 내려놓지요.
“엄마, 뭐하는 거예요?”
“어린나무를 심으려고 땅을 파고 있잖니.”
“나무를 왜 심는 건데요?”
엄마가 돌아가신 할아버지에게 나무를 심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숲에 왔음을 아이는 그제야 알게 됩니다. 그리고 어린나무가 숲이라는 가족의 품에서 무럭무럭 자라기를 응원합니다.
“그런데요, 엄마. 나 배고파요.”
진지한 분위기를 순식간에 무너뜨리며 픽 웃음 짓게 만드는 프랑스식 유머는 작가가 마지막까지 아껴 두었던 것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