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가족과 테두리 밖의 아이들
《설탕으로 만든 집》의 등장인물들의 가정은 흔히 말하는 ‘평범한 가족’이 아니다. 선재는 엄마하고만, 별이는 할머니하고만 산다. 현규는 아예 부모 없이 보육원에서 자랐다. 이 모두가 아이들의 잘못이 아니건만, 세상 사람들은 ‘무언가 결핍이 있을 것’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로 이 같은 가정에서 자라난 아이들을 바라본다. 오히려 이 같은 눈초리 때문에 아이들이 불안해지고, 방황하게 되는데 말이다.
이 책의 주인공 선재 역시 만약 엄마 아빠가 이혼하면 누구와 살게 될지, 자기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지 불안해진다. 이 같은 불안은 부모로부터 제대로 된 이야기를 듣지 못한 탓에 더욱더 심해진다. 결국 선재가 아빠를 찾아 나선 것은 자신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이혼은 오롯이 부모의 문제고, 아이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다. 이 책에서는 어른들의 결정에 아이들이 죄책감을 느끼지 않도록, 현규 형의 목소리를 통해 선재 같은 아이들을 위로한다.
“사정이 있었겠지. 그건 우리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해. 내가 고아인 것도, 너네 부모님이 이혼하는 것도, 다 우리 잘못이 아니야.”(p.144
집 나간 아빠를 찾아 나선 선재는, 위기의 순간마다 현규 형의 도움을 받는다. 더불어 현규 형은 선재 엄마의 도움으로, 다시 한번 사회로 나갈 기회를 얻는다.
도움을 주는 사람이 꼭 혈연으로 묶여 있을 필요는 없다. 정상 가족의 밖, 변두리의 아이들도 적절한 도움의 손길만 있다면 얼마든지 훌륭한 어른으로 자라날 수 있다. 현규 형, 그리고 엄마가 일하는 마트에서 조경 사업을 하는 사장님처럼 말이다.
잘못을 인정하며 어른이 되어 가는 아이들
사실 선재에게는 부모의 이혼 말고도 해결해야 할 사건이 있다. 바로 친한 친구인 남우의 엄마에 의해 학교 폭력 가해자로 몰린 일이다. 선재는 자신이 다니는 태권도장 형들이 남우의 태블릿을 빼앗아 간 일에 대해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한 발 뒤에서 관망해 왔다.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