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1부 발달을 자극하라
지금 태어나면 아이는 살 수 있나요?
“앞으로 발달이 잘 이루어지는지 지켜봐야 해요.”
발달 자극을 위해 뭔가 더 해야 하는데……
놀이인 듯 놀이 아닌 ‘꾸안꾸’ 놀이법
‘흔들린 아이 증후군’ 방지를 위해 비싼 유아차가 필요하다고?
전지전능해지는 건 부모가 아니라 전문가
인터뷰―서리의 이야기: “애들이 제 노력을 배반함으로써 제가 해방되었죠.”
2부 공감하는 엄마가 되어라
안녕하십니까, (나의 아이 고객님!
절대 화내지 마라
“그랬구나”라는 마법의 언어
자연주의 육아라는 환상
치료에 매진해도, 치료를 게을리해도 죄책감이 드는 이유
인터뷰―울림의 이야기: “염색에 이상을 어떻게 고쳐요?”
3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라
치료가 필요한 ‘주요 우울군’입니다
상담사의 질문
죄책감의 뿌리를 찾아서
자아의 근원에는 원가족과 내면아이가 있다?
육아문화가 치유문화와 결합할 때
인터뷰―달리기의 이야기: “엄마 양육습관을 돌아보라는 거야. 그럼 아빠는요? 사회는요?”
4부 다 엄마 탓이다
내가 나를 못난 엄마로 만들고 있다고?
나는 알고 있다, 비난받는 느낌을
이래도 비난, 저래도 비난
엄마에게 죄책감 권하는 사회
자녀의 자존감이라는 또 다른 종교
인터뷰―기빙트리의 이야기: “상담 이론, 코칭 이론, 이거 개빡세고 불가능하네?”
5부 그러다 몬스터가 될 것이다
언제는 마음 읽어주라더니 이제 와서 왜 이래?
‘진상 부모 체크리스트’가 드러내는 것들
오은영 가고 조선미, 하정훈 오나?
나쁜 부모의 계보학
나도 괴물이 되어가는 건 아닐까
나가며
주
엄마가 되는 순간 들려오는 이상한 세계의 목소리
육아는 어쩌다 이렇게 어렵고 복잡해졌을까?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을 만큼 육아는 본래 어려운 것이겠지만, 특히나 요즘 한국에서 육아는 더더욱 고난도의 과정이 되고 있다.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는 영유아기의 아이들까지 기어이 경쟁구도로 내몰며 ‘성공’과 ‘선두’를 닦달하게 만들고, 심리학을 기본으로 하는 치유문화의 대유행은 어린 시절에 그 어떤 상처나 흠결 하나도 남겨서는 안 된다는 부담감을 가중한다. 새로운 국민 육아 멘토로 떠오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소아ㆍ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오은영은 어린아이부터 성인까지 미디어를 통해 각종 심리상담을 진행하며 ‘아이는 만들어질 수 있다’는 믿음과 어른의 마음에 자리하는 내면아이 및 자존감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그러한 치유문화적 해결책은 자녀를 둔 부모들뿐만 아니라 자녀가 없는 성인들 사이에서도 널리 받아들여지며 개인이 겪는 모든 심리적 문제를 어린 시절 양육을 돌아봄으로써 이해하고 ‘치유’할 수 있는 것으로 바라보게 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육아는 여전히 ‘여성’의 영역으로 남아 있고,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아이의 ‘문제행동’에 대한 비난은 한결같이 엄마를 향해서만 쏟아진다.
이러한 신자유주의의 명령과 치유문화의 유행, 그리고 여전한 모성 이데올로기는 엄마가 되는 순간 다음과 같은 명령의 목소리들로 맞닥뜨리게 된다. ‘아이의 발달을 자극하라’ ‘공감하는 엄마가 되어라’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라’ ‘다 엄마 탓이다’ ‘그러다 몬스터가 될 것이다’. 이 책은 임신 29주 만에 이른둥이 아이를 출산한 저자 이설기가 엄마를 향한 명령들에 지독하게 얽혀든 이야기다. 엄마라는 이상한 세계의 한복판에서 속절없이 흔들리면서도 끊임없이 질문하고 밀쳐내고 협상해온 꿋꿋한 한 여성의 이야기다.
‘발달을 자극하라’
: ‘정상발달’이라는 기준이 촉발하는 안도감과 조바심
저자는 임신 26주 차에 “배가 너무 뭉쳐서” 병원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