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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달빵 - 초록달팽이 동시집 1
저자 박방희
출판사 초록달팽이
출판일 2021-10-05
정가 11,000원
ISBN 9791197463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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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자

시인의 말

1부
봄봄
봄날
버들강아지

호박꽃
튤립 목욕탕
줄장미
뽕나무
바람옷
하지아침
미루나무
담쟁이

2부
처음 보는 풍경 -코로나 봄 2020
달마중

틈틈이
징검돌
바람
수군수군
소문놀이
한 생각
구두에게 물어봐

유성우

3부
참방참방 물소리
개구리밥
벌 나비 공부
무당벌레
달팽이 우체국
까치 식탁

백로 할아버지
거미
일기 쓰는 파리
힘센 매미
애벌레

4부
웃는 탑
아빠는 나쁘기 쉽다
그 말 믿었다
주름을 입다
갈매기
할머니 편지
달빵
길 찾기
잠든 집
비 오는 날
나무속의 점 하나
병뚜껑 속의 길

5부
하늘에도 지퍼가 있다 -비행기구름
운동회 날은 해가 빨리 진다
응원하는 바람에
고구마 캐기
호박과 할머니
고추 따기
팥죽 먹는 날
고드름
까치 신문
눈 온 날
손님
겨울나무

나의 동시 이야기
어른과 어린이는 어떤 사건이나 현상을 인식하는 태도나 방식이 다르다. 이는 지식과 경험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실제로 어린이는 어른과 달리 일반적인 상식과 통념은 물론 과학적인 사고에 의지하지 않는다. 그들만의 주요한 심리적 특성인 물활론 또는 동화적 사고에 기대어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바라본다.

땅속의
전기를 뽑아 올려
이른 아침을
환하게 켜는
호박꽃
- 「호박꽃」 전문

이 동시는 그 대표적인 것으로 호박꽃을 노래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화자는 “이른 아침/환하게” 피어난 호박꽃을 보고, 그것이 어떻게 피었는지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곧 “땅속의/전기를 뽑아 올려” 호박꽃이 피었다는 생각을 떠올린다. 아마도 화자는 땅 위에 길게 늘어진 호박 덩굴에서 ‘전깃줄’을, 노란 호박꽃에서 ‘전등’을 연상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또한, 하늘에 전기가 흘러 번개가 치듯, 땅속에도 그와 같은 현상이 존재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처럼 이 동시는 어린이다운 발상과 표현 방식을 활용해 재미를 준다. 비록 5행의 짧은 시이지만, 강렬한 인상을 준다.

저문 날
아빠를 기다리면
두둥실 떠오르는 달

아빠가 사 오시는 달빵이라네.

저벅저벅
걸어오시는 등 뒤로
둥둥, 풍선처럼 띄우고

아빠가
노란 달빵을 사오시네.
달빛으로 묶어
환하게 끌고 오시네.
- 「달빵」 전문

표제작인 이 동시는 저녁 무렵 아빠를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을 노래하고 있다. 둥근달을 ‘빵’에 비유한 것도 재미있지만, 원근법에 따라 시상을 전개하고 있는 것도 무척 흥미롭다. “저문 날/아빠를 기다리면/두둥실 떠오르는 달”에서 보듯이, 이 작품에서 ‘달’은 중의적으로 사용됨으로써 시적 효과를 배가하고 있다. 즉, 단순히 지구의 행성인 ‘달’을 지칭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빠를 기다리는 화자의 부풀어 오르는 ‘마음’을 나타내기도 한다. 또한, 퇴근길 아빠가 화자에게 주려고 사 오시는 ‘빵’을 의미하기도 한다. 사랑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