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 시절의 추억과 생에 대한 의지를 벌새에 담아낸 그래픽 노블
셀레스틴은 어릴 때부터 살던 바닷가를 떠나 낯선 도시로 이사를 가게 됩니다. 이사 간 첫날 지붕 위에서 소라 껍데기에 담긴 파도 소리를 듣다가 앞집에 사는 소녀 로뜨를 만나지요. 셀레스틴에게는 하늘 탐험가인 형이 있습니다. 형은 도시로 이사한 셀레스틴을 찾아와 벌새를 건네줍니다. 형이 주고 간 벌새 덕분에 로뜨와도 점점 친해지지요. 하지만 셀레스틴의 마음에 점점 자리를 잡아 가던 로뜨가 뉴질랜드로 떠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과연 셀레스틴은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까요? 『벌새』는 혼수상태에 빠진 벌새처럼 생의 의지를 잃고 갈팡질팡하던 셀레스틴이 새로운 만남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담아낸 그래픽 노블입니다.
놓아주기를 통해 깨닫는 관계의 확장성과 성장의 울림
이사 가기 전날, 셀레스틴은 형의 유품 상자에서 티셔츠를 꺼냅니다. 어렴풋이 남아 있는 형의 체취에 망설임 없이 티셔츠를 입어 보지만, 소매가 쑥 올라올 정도로 작아졌습니다. 셀레스틴은 줄곧 형의 옷을 입고, 형이 모아 놓은 소라 껍데기를 소중히 간직한 채 낯선 곳에서의 생활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운명처럼 만난 앞집 소녀 로뜨에게 서서히 마음을 열지요. 형으로부터 벌새를 건네받은 그 순간부터 셀레스틴과 로뜨에게는 긴 기다림의 시간이 시작됩니다. 어린 시절의 순수함을 너무 일찍 잃어버린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공통된 열망이 두 사람 사이에 피어납니다. 중력을 이겨내고 공중에 머무르기 위해 200번의 날갯짓을 하는 벌새가 깊은 잠을 통해 에너지를 회복하듯이 셀레스틴과 로뜨에게도 휴식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각자의 아픔을 감춘 채 아무렇지 않은 척 살고 있지만 사실 혼수상태에 빠진 벌새와 심적으로 다를 바가 없습니다. 멈춰 있던 시간을 다시 깨우는 주문은 다름 아닌 사랑입니다. 『벌새』는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씨실과 날실처럼 엮
어가는 첫사랑의 설렘으로 새로운 희망이 움트는 과정을 심도 있게 보여줌으로써 관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