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락과 돌봄, 퀴어와 가족,
래디컬과 순응의 관계를 흩뜨리며
나와 우리를 다시 또 빚는 무한한 되어 감의 노래
사랑, 트랜지션, 파트너십과 재생산을 주제로
생의 한 시기와 관계들, 문화적 전제들에 질문을 던지는 자기 이론적 탐구
말이 제약이자 가능성임을 인정하고 조심스럽게 나아가며
갖가지 쾌락을, 보통의 헌신을, 평범한 행복을 언어화하려는 시도
2015년 전미 도서 비평가 협회상 수상작
『아르고호의 선원들』 초반부에 매기 넬슨은 자기 집 머그잔에 인쇄된 사진 일화를 전해 준다. 사진에는 연말연시를 맞아 말쑥하게 차려입은 넬슨의 식구가 찍혀 있다. 넬슨의 파트너인 해리 도지, 도지와 전 파트너 사이에서 난 넬슨의 의붓아들, 얼마 뒤 이기(Iggy가 될 태아를 품은 넬슨 자신이 사진 속 등장 인물이다. 인터넷 주문을 통해 머그잔에 사진을 새긴 사람은 넬슨의 어머니다. 넬슨은 사진 묘사를 이렇게 마무리한다. “우린 행복해 보인다”(23.
집에 놀러 온 친구가 머그잔을 보고는 말한다. “와. 내 평생 이렇게 이성애 규범적인 건 처음 봐.” 이 말에 넬슨의 머릿속에는 일련의 질문이 연잇는다. 이 사진이 우리의 관계에 관한 진실을 말해 주는가? 가족처럼 보이는 관계를 꾸리면 어김없이 가족이라는 범주에 포획될 수밖에 없을까? 파트너인 해리가 남자도 여자도 아니라면(“호르몬 맞는 부치로 정체화하는 데 만족하는 해리” 같은 사진도 다른 의미를 띠게 될까? 한 사람을 근본적으로 탈바꿈하는 임신과 출산이라는 경험이 어째서 곧장 순응과 연결되는 걸까? 어떤 기준으로 정상성과 전복, 순응과 급진을 나눌 수 있으며 누가 나누는가?
『아르고호의 선원들』은 시, 회고록, 비평을 넘나들며 장르를 구부러뜨려 온 매기 넬슨의 대표작이다. 이 책에서 그는 파트너 해리 도지와 사랑에 빠진 시점부터 해리 어머니의 사망과 넬슨 자신의 출산에 이르는 몇 년간을 소재로 삼아 퀴어함, 사랑, 모성에 대한 문화적 가정들에 질문을 던지고 자신만의 답을 구하는 과정을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