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1. 기숙사와 룸메이트
지우개가 둥글어진다는 것 _ 권나경 6
507호실 룸메이트 _ 김지우 11
노래방 소동 _ 이지유 18
기숙사에 대한 모든 것 _ 김시원 20
기숙사 벌점 _ 이지유 23
나의 룸메이트 _ 이지유 26
밥 정 _ 김시원 29
신이 있다고 생각해? _ 권나경 33
룸메이트와의 첫 만남 _ 정윤아 37
나 홀로 기숙사 _ 정윤아 40
생일 전날 _ 이한슬 44
미추홀 괴담 _ 이한슬 50
PART2. 자유 주제
앞니, 깨져 본 적 있어? _ 권나경 58
어떤 기억들 _ 권나경 62
필담 _ 권나경 67
무씨 이야기 _ 김시원 72
코골이 _ 김시원 75
손에 연필을 쥐여 주었다 _ 김 현 79
이름 말고, 이름 _ 김 현 86
지도에 없는 곳으로 _ 김 현 89
세상에서 가장 은밀한 음악 감상 _ 이지유 95
미추홀외고에서 살아남는 법 _ 이지유 98
우정 _ 이한슬 101
이별준비(Part 1 _ 이한슬 107
이별준비(Part 2 _ 이한슬 113
교장 선생님 _ 정윤아 116
수행평가 기간 _ 정윤아 119
중국 상하이 _ 정윤아 122
미추홀외고에 오기까지 _ 정윤아 127
해오름 호수 _ 정윤아 131
미추홀외고의 첫날 _ 정윤아 135
PART3. 김진영 선생님의 글
어머니의 심부름꾼 _ 김진영 140
밤나무 밑동으로 남은 상처 _ 김진영 146
아버지의 분노 _ 김진영 151
코로나 시대의 학교생활 _ 김진영 155
시로 나누는 사랑, 커가는 행복 _ 김진영 159
세상에서 가장 늦은 졸업식 _ 김진영 165
너른 마당 _ 김진영 171
소감문 177
책 속에서
지우개의 귀퉁이가 둥글어 져 마침내 길이 들기까지 때로는 거칠게 지우면서 부딪혀야 한다는 거 다. 학기 말, 새로 꺼낸 지우개의 비닐을 벗기며, 새로운 룸메이트를 만 난다는 것은 아마도 새로운 지우개를 꺼내는 것과 다름이 없겠다고 생 각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지우개가 되어서, 모난 구석을 둥글게 만드는 것이니까.
--- p. 10
다행히도 다음날까지 나는 아무렇지 않았다. 엄마와 함께 치과에 가서 앞니를 때웠다. 거울을 보고서 내 앞니가 무척 단정해진 걸 알았다. 오른쪽 이를 때우면서 왼쪽 이에 모양을 맞추다 보니, 앞니가 마치 교정한 것처럼 정갈해진 것이다. 이렇게 만족스러울 수가! 미소가 한층 아름다운 사람이 되었다는 것에 스스로 뿌듯함을 느꼈다. 그리고 나는 질릴 때까지 이 이야기를 학교 친구들이며 학원 친구들에게 들려주었다. 친구들은 하나같이 웃었다. 내 생애 남을 웃길 수 있는 에피소드 하나를 적립한 것 같아 흡족한 마음이 들었다.
--- p. 61
보통은 편지에 이런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아마도 슬슬 이별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역시나 편지에는 은연 중 이별을 암시하는 말들이 널려 있었다. 어쩐지, 그날은 기온이 영하 14도 까지 내려가던 매우 추운 날이었다.
--- p.83
친구가 가방에서 우리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썼던 교환일기를 꺼내며 말했다. 초등학교 시절, 우리는 한 번도 같은 반이 되지 않았다. 같이 놀고 싶고 비밀도 말해 주고 싶은데 다른 반이고 학교가 끝난 뒤에는 학원에 가야 했기에 우리는 교환일기를 쓰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같은 반 친구랑 싸웠던 이야기, 오케스트라 끝나고 같이 놀았던 이야기 등을 일기 로 쓰고 혹은 함께 간 여행이 있다면 여행에서 찍은 사진이나, 티켓 등 을 교환일기에 붙였다.
--- p.103
세월 앞에는 장사가 없는 모양이다. 그렇게 건장하고 혈기 방장하던 아버지도 이제는 걷는 걸 힘들어하신다. 젊어서는 말술에도 끄떡없었는 데 약간 절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