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와 하이에나가 득실대는 교실에서 초식 동물로 ‘똑똑하게’ 살아가기
전학 온 지 일주일이 지난 다인이는 전학생이라서 주목을 받을까 봐 걱정을 합니다. 이전 학교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괜스레 아이들의 시선을 끄는 것이 싫어서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 없이 지내기로 다짐해요. 그러면서도 한 발짝 떨어져서 교실의 풍경을 찬찬히 관찰하기 시작하지요.
교실 속 정글에는 세 부류의 애들이 있다. 누가 봐도 강자인 사자 같은 애에게는 가만히 있어도 애들이 모여든다. 이 교실에서는 이서희, 저 애가 바로 사자다.
“서희야! 오늘은 더 예쁘다. 틴트 못 보던 색인데, 새로 산 거야?”
사자가 등장하면 벌 떼처럼 하이에나 무리가 달려든다. _14~15쪽에서
그러다 무표정한 얼굴에 존재감이 전혀 없으며, 다른 사람 일에는 아주 무신경한 피나연을 발견하고는 롤 모델로 삼기로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수업 시간에 수도 퀴즈를 풀다가 서희가 틀린 문제를 맞혔다는 이유로 나연이가 타깃이 되어 궁지로 몰리게 되는데요. 서희 일당은 교묘하면서도 유치하기 짝이 없는 방법으로 틈만 나면 나연이를 괴롭히지요.
반 아이들은 서희 일당에게 감히 맞설 엄두를 내지 못한 채 그 기류에 어정쩡하게 탑승합니다. 다인이는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애매한 감정에 휩싸이게 되어요. 남의 일에 신경 쓰지 말고 존재감 없이 지내자고 다짐한 터라 나연이 편을 들기도 쉽지가 않고, 다른 아이들처럼 서희 일당에게 편승해 나연이를 괴롭히고 싶지도 않았거든요.
그러다 우연히 서희가 이랑이와 친한 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요. 이랑이는 이전 학교에서 다인이와 오랫동안 단짝으로 지냈지만 작년에 뜻하지 않은 일에 휩쓸리면서 오해가 쌓여 절교한 상황……. 다인이는 작년 사건이 서희 귀에 들어가 순전히 이랑이의 입장으로 포장된 채 아이들 입살에 오르내리게 될까 봐 불안한 마음에 휩싸입니다.
한편, 나연이에 대한 서희 일당의 괴롭힘은 갈수록 점점 더 악랄해져요. 다인이는 그들의 교묘하고 야비한 괴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