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서평
<강철구, 우리 눈으로 보는 세계사 1, 용의 숲, 2009>
강철구,>
서강대 사학과 교수 백인호
우리의 서양사 연구는 그리 역사가 길지 않다. 일제 강점기에 대학에서 역사를 공부한 1세대들이 서양사 연구를 시작하여, 20세기 한국이 그랬듯이 짧은 시간에 큰 발전을 이루었다. 1970년대까지도 서양사 연구를 위한 2차 연구서조차 구하지 못해 어렵게 복사해서 읽었고, 외국에 나가 1차 사료를 보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었다.
이렇듯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1~2세대 학자들은 서양사 연구의 기본을 충실하게 다지는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하였다. 이들에게는 서양사의 큰 줄기를 이해하는 일만으로도 버거운 작업이었던 만큼, 서양 학자들의 연구를 우리의 눈으로 비판하는 작업은 어찌 보면 사치에 가까웠으리라.
1980년대에 3세대 학자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예전보다 수월해진 외국 유학길에 올랐다. 1990년대부터는 외국 유학을 다녀온 해외 유학파들이 서양사의 새로운 흐름과 그동안 소홀했던 서양사의 영역을 소개하였을 뿐만 아니라, 1차 사료 분석을
통한 예전보다 훨씬 깊은 연구물을 생산해내었다. 또한 1970~1980년대의 국내 문제에 천착하여 고민하고 있던 국내파들이 서양사의 사례들을 통해 그들의 문제의
식을 좀 더 세련되게 발전시킴으로써, 국내 서양사 연구를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였다. 하지만 3세대 학자들도 여전히 우리의 눈으로 서양사를 바라보는 시각은 부족했다. 특히 해외 유학파들은 유학 국가에서 배운 새로운 서양사 영역들을 국내에 소개하는 데에만 급급하였고, 서양 학자들의 시각을 그대로 답습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런 의미에서 강철구 교수가 유럽 중심의 세계사를 비판하고 우리의 관점에서 세계사를 보려는 노력을 해온 것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 강 교수는 국내파로 특히 민족주의와 제국주의 문제를 중심으로 고민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