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시작할 때부터 하나의 이야기가 나를 따라다녔다. 모든 이야기의 어머니,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쓰여진 이야기, 점토판 12개에 영원히 새겨진 이야기인 “길가메쉬”는 내게 이국적 이름으로만 들렸다. 오래된 신화적 인물, 아마 지배자일 것이고, 유럽에서 나온 이야기가 아닐 것임은 분명한데, 그 이상을 알 수는 없었다. 이 메소포타미아 왕의 영웅 서사시를 처음 접한 것은 1997년에 베를린-바이센제의 예술대학교(Kunsthochschule에서 전공수업을 시작할 때였다. 우리는 그리스 예술사 수업 3학기째에 하나의 주제를 선정하여 발표하고 과제를 제출해야 했는데 나는 헤라클레스를 택하였다. 그 영웅의 기원과 성장과정은 매우 흥미로운 지식을 안겨줄 것이 분명해 보였다. 하지만 그 숙제는 너무 단편적인 것처럼 느껴져서, 나는 최초의 영웅 이야기와 수퍼맨 등 20세기 미국 만화 산업에 이르는 현대적 영웅들을 연결시키기로 결정했다.
“헤라클레스와 수퍼 영웅들”이라는 숙제를 하기 위해 자료를 조사하면서 나는 헤라클레스의 원조가 있다는 사실을 곧 깨달았다. 그는 모든 영웅들의 최고 조상(Urheld인 우루크의 왕, 길가메쉬였다! 그렇다면 헤라클레스의 명예는 어디에 기초하는가? 헤라클레스 의례는 어디에 뿌리를 두는가? 수많은 그의 모험과 임무들, 그의 휘장, 일부 신성이 깃든 그의 출신, 그의 광채와 그의 매혹은 어디에서 왔는가? 대략 천 년 이상 오래된 길가메쉬 이야기들은 당시 인도 서부에서 지중해에 이르는 고대근동세계에 다양한 사본과 번역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었다. 공부를 계속하면서 이 서사시는 후대의 많은 이야기에 영향을 끼쳤음도 알게 되었다. 구약성경도 홍수 이야기와 방주 이야기를 분리시켰다(성경의 많은 부분은 고대의 많은 이야기들을 이어붙인 것으로 밝혀졌다. 동정녀 마리아가 예수를 임신한 이야기는 이집트 여신 이시스가 동정으로 아들 호루스를 임신한 이야기를 깊이 참고한 것처럼. 이 서사시의 모티프들은 성경뿐 아니라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천일야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