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칸 타계 50주년,
〈삶〉과 〈건축〉을 통찰하는 위대한 평전
건축은 우리에게 찾아온다. 오늘도 우리가 마주하는 <공간>, 생활하는 <장소>는 우리가 인식하든 인식하지 못하든 건축가의 설계가 있고, 기둥과 천장, 목재와 콘크리트와 같은 재료와 구조로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건축은 <스스로 걸어 들어가야 하는> 다른 예술 작품과는 달리, 개방적이고 능동적이며 또 일상적이다. 우리가 거주하고, 머무는 이 공간이 특별한 의미와 관심을 끌지 못해도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공간을 경험하고 있다. <벽돌에 말을 걸며> 재료와 공간의 본질에 다가가고자 했던 건축가 루이스 칸의 간절한 바람처럼 말이다. 루이스 칸은 1974년 펜실베이니아 기차역(일명 펜역 화장실에서 죽음을 맞았다. 평소 많은 사람을 위한 <공공 건축>에 힘을 쏟았던 그의 삶을 돌아볼 때 <펜역>에서 생을 다한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루이스 칸 타계 50주년을 맞아 『루이스 칸: 벽돌에 말을 걸다』가 사람의집에서 출간되었다. 『루이스 칸: 벽돌에 말을 걸다』는 작가이자 편집장으로 활동해 온 웬디 레서가 쓴 평전으로 루이스 칸의 <삶>과 <건축> 모두를 통찰한다. 먼저 『루이스 칸: 벽돌에 말을 걸다』는 일반적인 평전의 구성과 다른 방식을 취한다. 인물의 생애와 그 업적을 평면적으로 기술하지 않고, 1974년 그의 <죽음>으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 1901년 루이스 칸의 출생과 그에게 깊은 트라우마를 안겼던 사건을 평전의 마지막 장에 배치했다. 이 순서는 장 제목처럼 <마지막>에서 출발하여 <시작>에서 끝을 맺는 셈이다. 이러한 역순의 구성, 즉 회귀적 구성 방식은 <존재의 시작>과 <근원>을 강조했던 루이스 칸의 생각과 신념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루이스 칸이 강조했듯 건축에 있어서 위대한 구조, 위대한 구조물을 마주할 때 상기하게 되는 시간성, 즉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장 구성을 통해 재현한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평전은 루이스 칸의 <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