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이 나고 몇 년이 지나도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분석할 도입부, 중반부, 결말을 다 갖춘 장편 서사시.” - 나우 플레잉
“《페이블즈》라는 작품 전체가 여러분의 주목을 받을 자격이 있다….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동시에 시사하는 바가 많고, 철학적인 깊이가 있으면서도 반짝이는 재미를 선사한다.” - BoingBoing.net
자신만의 ‘원탁의 기사단’을 만들고 동화마을 최후의 전투를 준비하는 장미. 최후의 전투가 의미하는 ‘최후’라는 것의 본질을 깨닫지 못한 채 장미와 백설의 대립 구도는 극을 향해 치닫는다. 두 여인을 중심으로 뚜렷하게 갈라선 동화들 사이에 살육의 욕구만 남은 야성의 화신 빅비가 돌아오면서 동화마을의 최후로 향하는 수레바퀴는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진다. 한때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던 동화들. 그러나 이젠 아무도 남지 않을 때까지 서로의 피를 탐할 뿐이다. 대장장이 웨이랜드, 오즈마, 야수, 랜슬롯, 잠자는 미녀, 프라우 토텐킨더, 신데렐라가 끝을 맞고 동화마을에 어떤 시간도 다가오지 않을 것처럼 느껴지던 차가운 순간, 빨간 장미는 이 모든 지옥 같은 상황을 단숨에 반전시킬 비밀의 열쇠를 찾아낸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페이블즈》가 150화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고향땅에서 쫓겨난 동화들이 현실세계 뉴욕으로 망명하여 동화마을을 건설하고 오래도록 마법적인 시공간을 누렸지만 그들의 이야기에도 끝이 찾아왔다. 아니, 이야기에 끝이란 없다. 작가의 말을 빌자면 “이미 말한 이야기들이란 아직 말하지 않은 이야기들이기도 합니다. 패러독스가 아니에요. 이야기의 근원 성질에 가깝죠. 모든 이야기는 그 이야기를 처음 듣는 사람에게 새로운 이야기이고, 나중에 새로운 관점과 경험을 얻고 나서 다시 듣는다면 또 새로운 이야기입니다.” 라니까. 그러니 아직《페이블즈》를 읽지 않은 사람들, 혹은《페이블즈》를 처음부터 다시 읽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한 이야기는 언제까지고 끝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