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4
1부 편지
살구나무 아래엔 12
지렁이 가출 사건 14
전투 16
고등어 17
함박눈 18
봄 산 20
봄바람 21
낮달 22
편지 23
강아지 환자 24
식목일 26
고려청자 27
은행잎 날다 28
까치 설날 30
옹골진 순무 32
섬포도 33
한여름 밤의 자장가 34
밤송이 35
2부 인간을 위한 길고양이의 배려
친구야! 38
그 애 같은 39
장수풍뎅이 40
굴뚝별 청소부 41
고양이 학교 그네 교실 42
길고양이 일기 44
인간을 위한 길고양이의 배려46
도해야 49
우리 동네 야로 아저씨 50
하루쯤 51
소나기 52
무인 멀티콥터 54
알 수 없음 56
평화의 무기 57
3부 나는 열세 살
화해 60
내 안의 호저 62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새 63
도도한 마사지사 64
엉겅퀴 66
K 커피 67
가시 68
우화(羽化 69
낙엽 70
나는 열세 살 71
사춘기 72
호모 사피엔스 74
특별한 상장 76
나는 6학년 77
졸업사진 78
타임머신 79
한밤중 소동 80
딱 보면 알아 82
삐딱이 84
아빠의 시계 85
해설 86
텅 빈 운동장
낡은 그네 위에
길고양이 한 마리
바람을 데리고
훌쩍 올라타요
기쁨에 겨운 그네는
살랑살랑 춤을 추고
따사로운 오후의 햇살
둘 사이를
포근히 감싸 안아요.
- 〈고양이 학교 그네 교실〉
표제작 〈고양이 학교 그네 교실〉은 볕 좋은 어느 날, 그네에 누워 잠든 고양이가 깰세라 가만가만 그네를 흔들어 주는 바람의 고운 마음을 보고 쓴 동시입니다. 따사로운 햇살이 비추고,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어느 날 오후, 학교 놀이터의 낡은 그네에 누워 잠든 길고양이 모습이 평화롭게 담아낸 동시입니다. 이 동시에는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왁자지껄 뛰노는 요란한 모습 대신, 바람만이 휭 하게 부는 쓸쓸함이 묻어납니다. 평화로움과 쓸쓸함과 아이들에 대한 그리움이 함께 느껴지는 동시입니다. 요즘은 입학하는 아이들이 없어 문을 닫는 초등학교 많다고 합니다. 아이들과 길고양이가 학교에서 함께 떠들썩하게 뛰노는 모습을 떠올려 보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늦은 밤
코흘리개 친구가
찾아왔어요
반가운 마음에
두 손을 활짝 펴서
내밀었어요
눈물 흘리며
금세
떠날 거면서
함박웃음으로
안겨 와요.
- 〈함박눈〉
어릴 때 함께 놀던 친구가 생각나는 동시입니다. 친구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납니다. 〈함박눈〉 말고도 동시집 《고양이 학교 그네 교실》에는 나이 들어 제각각 떨어져 살아 자주 볼 수 없는 친구들을 그리워하면 쓴 〈낮달〉, 〈친구야〉 같은 동시들이 여러 편 있습니다. 좋은 친구는 마음을 풍요롭게 하고, 편안하게 하는 고향의 품 같은 것이죠. 동시집에서 어릴 적 친구들이 속속 나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우리에게 추억과 함께 들려줍니다.
일상 속 작은 즐거움과 숨은 이야기들이 가득 담긴 동시집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얼음이 얼기 시작했다. 목이 아프고 기침이 나온다. 곧 괜찮아지겠지 싶었는데 더 심해진다. 스티로폼 하우스에서 엄마랑 형제들이랑 모여 자는데 내 기침 소리에 모두 잠에서 깼다. 기침 때문에 잠을 이룰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