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마음만 있니?” _마음 나누며 사는 세상을 꿈꾸다
짝 바꾸는 날 콩닥콩닥 가슴 떨려 하는 어린이들이 아직 있기나 할까?
친구에게 상처 주고 미안해서 안절부절못하는 어린이들이 있기나 할까?
(… 이 세상 모든 어린이들이 마음 나누며 자라 마음 넉넉한 어른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_ 작가의 말 중에서
제비뽑기로 짝을 정하는 날, 승연이는 그토록 소원하던 우진이와 짝이 된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키가 작고 눈도 나쁜 창훈이가 뒷자리를 뽑게 돼, 선생님은 창훈이를 대신해 뒤로 가서 앉을 사람을 찾는다. 설마, 우진이가 그 자리를 자청할 줄이야. 승연이의 소원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다. 이때부터 승연이는 창훈이를 쌀쌀맞게 대하고 괜한 짜증을 내며 심통을 부린다. 창훈이는 영문도 모른 채 상처를 받는다.
아무도 자기 마음을 몰라준다고 투정하는 승연이, 승연이의 마음도 모른 채 선뜻 짝을 바꿔 주는 선생님, 새 짝이 된 친구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뒷자리로 가 버리는 우진이. 작품은 내내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한 번쯤 헤아려 보았는지 짚어 본다. 이 과정에서 상처 준 사람도, 상처 받는 사람도 서로의 마음을 나누지 못해 일어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승연이의 마음을 눈치챈 선생님이 승연이에게 건네는 한마디가 의미심장하다. “우리 교실에는 승연이 마음만 있는 게 아니야.” 다른 사람 기분 따위는 상관없다고 무시하고, 내 기분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따끔한 조언이다. 작품이 가진 뜻 깊은 메시지가 여기에 있다.
탄탄한 구성, 활달한 표현, 거침없는 입담으로 독자와 평단의 사랑을 동시에 받고 있는 강정연의 저학년 동화다. 역시 발랄한 문장과 짜임새 있는 플롯, 설득력 있는 이야기가 흡입력 있다.
· 온몸이 들썩들썩, 간질간질 웃음 넘치는 재미
《콩닥콩닥 짝 바꾸는 날》의 압권은 3학년 여자아이 승연이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재미에 있다. 우진이랑 짝만 된다면 의자에 꽁꽁 묶여 있어도 상관없고, 제비뽑기에서 ‘4’만 뽑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