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성한 호기심, 폭넓은 관심, 못 말리는 집중력.
좋아하는 것들을 모으고 모아 삶을 다채롭게 한
우리나라의 선구적 과학자 석주명 이야기
재미있게, 치열하게, 풍성하게
석주명은 어릴 적에 뭔가 흥미롭게 느껴지는 것들을 보면 집에 가져오고, 집에서 고양이며 닭이며 비둘기 같은 동물들도 직접 키웠다. 그걸 못마땅하게 여긴 아버지의 제재를 받기도 했지만, 석주명은 늘 새롭고 흥미로운 것을 좇았다. 청소년기엔 음악과 연극에 빠져 학업에 소홀해지기도 했다. 이후 각성한 석주명은 자기의 길을 곤충, 특히 나비에서 찾고는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우리나라 나비를 모두 조사하고, 외국의 학자들과 교류하며 세계적인 곤충학자가 되었다. 그러나 나비 박사 석주명의 삶을 채운 것은 나비만이 아니었다. 석주명은 평생 음악을 연주하고 동물을 사랑하고 스포츠와 등산을 좋아했다. 석주명은 평생 일관되게,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관찰하고 모으고 탐구하고 나누었고, 그렇게 풍성한 삶을 살았다. 다양한 관심을 가지되 파고들 땐 엄청나게 몰두하는 석주명의 모습은 오늘날 어린 세대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계적인 곤충학자 석주명
석주명은 1908년에 태어나 1950년에 숨을 거두었다. 일생의 대부분이 일제의 식민지 시절이었다. 그는 낙농업을 발전시켜 조국에 이바지하려고 유학을 떠났다가 나비 연구의 길로 들어섰다. 귀국 후 송도고보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우리나라의 나비를 연구했다. 마치 김정호가 국토를 발로 누비며 대동여지도를 완성했듯이 석주명 또한 한라산에서 백두산까지 방방곡곡 누비며 나비를 찾고 연구했다. 기존 연구의 잘못을 바로잡고 새로 발견한 나비의 이름을 짓기도 하며, 우리나라 나비 전체를 조사하고 분류했다. 석주명은 국내에 머물며 연구했지만, 영어와 에스페란토를 공부해서 외국의 학자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했다. 그렇게 우리나라 과학, 특히 곤충 연구의 기틀을 닦고 세계적인 학자로 자리매김했다. 한편, 석주명은 평생 호기심을 잃지 않고 다양한 것에 관심을 가졌다. 에스페란토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