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더가 우는 밤』의 작가 선자은 신작 장편소설
선택의 끝에 또 하나의 우주가 존재한다
어떤 선택은 찰나에 이루어지지만 긴 후회를 남긴다. 평생 계속되는 경우도 있다. 많은 문학 작품이 ‘선택’의 문제를 다루는 이유도 그것이다. ‘그때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나는 달라질 수 있었을까?’ 혹은 ‘다른 인생을 살아갈 수 있었을까?’라는 가정. 『제2우주』는 이러한 ‘선택’의 문제에 접근하는 소재로 ‘평행우주’를 선택했다. 평행우주 위의 ‘나’는 어느 순간까지는 지금의 ‘나’와 동일인물이다. 하지만 몇 가지 인생의 소소한 갈림길에서 다른 선택을 하고 지금의 나와는 달라진 세계를 살아간다. 『제2우주』 속 주인공은 우연한 기회에 평행우주 위의 또 다른 세계에 떨어지게 되면서 현재의 삶과 그 선택의 이면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중학생 ‘우주’는 과학자 엄마와 SF영화 칼럼을 쓰는 아빠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래서 이름도 ‘우주’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아빠와의 관계나 집안 분위기는 아직 냉랭한 편이지만 멋진 남자 친구 미른, 비위를 맞춰주는 소꿉친구 해니가 있는 우주의 세계. 하지만 열여섯 살 소녀에게는 무엇 하나 만족스럽지가 못하다. 그러던 어느 날 우주는 주위의 사람이나 환경이 조금이지만 미묘하게 달라져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게 되고 자신이 다른 세계에 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곳에는 돌아가신 엄마가 살아 있고, 잘생긴 남자 친구이자 허영심을 만족시켜주던 미른은 해니의 남자 친구가 되어 있다. 지금과는 다른 삶의 모습, 그리고 새로운 결핍과 충족이 주는 깨달음 속에서 주인공은 현실의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기회를 만난다.
『제2우주』의 선자은 작가는 꾸준하게 어린이문학, 청소년소설 분야에서 활동해왔고, 『펜더가 우는 밤』, 『엘리스 월드』 등으로 개성 넘치는 독특한 상상력을 지녔다는 평을 받았다. 유쾌하고 발랄한 터치, 간결한 문장으로 가볍게 부담 없이 읽힌다. SF적인 요소가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