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새는 용감하고 또 용감하다!
바람 불고 비 내리는 날이다. 새끼가 배고프다고 아우성을 친다. 아빠 쇠제비갈매기는 사냥을 하기 위해 거친 바다로 나아간다. 아빠 쇠제비갈매기가 물고기 한 마리를 용케 입에 무는 순간, 그것을 노리는 녀석들이 나타난다. 제 힘으로는 절대 사냥을 하지 않고 남의 것을 빼앗는 가마우지 떼들이다. 가마우지 떼들이 순식간에 쇠제비갈매기를 포위하고 위협한다. 쇠제비갈매기는 높이 솟아올라 겨우 그들을 벗어난다.
그러나 하늘에서는 훨씬 더 사나운 존재가 아빠 새를 기다리고 있다. 송골매다! 쇠제비갈매기는 송골매의 공격을 이리저리 피해 보지만, 결국 힘에 부쳐 입에 물고 있던 물고기를 떨어뜨린다. 새끼를 위한 먹이가 바다 속으로 영영 사라지려는 찰나, 쇠제비갈매기는 온 힘을 다 해 다시 그것을 낚아챈다. 아빠 새는 송골매의 끈질긴 추격을 따돌리고 새끼를 향해 쉼 없이 날갯짓을 한다. 굶주린 새끼를 먹이기 위해…….
그런데 수많은 괭이갈매기들 사이를 통과하는 것도 위험천만한 일이다. 괭이갈매기들도 먹이를 빼앗기 위해 벌떼처럼 달려든다. 하지만 아빠 새는 이 모든 위험과 고통을 모두 다 극복한다. 아빠 새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배고픈 새끼의 모습만 각인되어 있다. 바위섬이 가까이 보이고, 먹이를 찾는 새끼의 지저귐이 점점 더 선명하게 들려온다. 아빠 쇠제비갈매기의 날갯짓이 더욱 빨라진다. 《아빠 새》는 사냥을 하는 아빠의 모습 보다 사냥감을 온전히 지켜 새끼에게 전달하는 험난한 과정에 집중한다.